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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국민이 등 돌려야 인사 바로 잡을 건가
박근혜 정부 인사 난맥상이 임계점에 다가서고 있다. 정부 출범 초기라 중요한 인사를 워낙 많이 진행하다보니 이런저런 일이 있을 수도 있다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 급기야 새 정부 핵심 차관에 기용된 사정라인 관계자가 최근 불거진 ‘별장 스캔들’ 추문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로 확인되면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할 경악할 사안이다. 지금이라도 상식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잘못된 인사를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국민이 새 정부에 대한 지지와 기대감을 접을 수밖에 없다.

사정라인 고위관계자의 추문 연루 의혹은 여러 면에서 여간 충격이 아니다. 그는 일선지검장 시절 향응은 물론 성접대까지 받았고, 그 현장을 담은 동영상이 돌아다닌다는 난잡한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우선 그런 인사가 법을 다루는 정부 기관의 핵심 지위에 버젓이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불쾌하다. 그러나 더 놀라운 사실은 관련 소문이 한두 달 전부터 법조계 주변에 나돌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청와대 사정팀은 물론 인사 검증팀이 몰랐을 리 없다. 그런데 왜 이런 인사를 기용했는지 도대체 요령부득이다. 이를 사전에 몰랐다면 더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 문제도 그렇다. 그가 60만 대군의 통솔자로서 도덕적 결함이 너무 많아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에 미얀마 자원개발 특혜 의혹을 일으켰던 KMDC 주식을 2011년부터 보유하고 있었지만 국회 제출 재산내역서에서 누락한 것이 새로 확인됐다. 더욱이 그는 회사 관계자들과 미얀마를 방문해 놓고도 아닌 척 잡아뗐다. 국회는 물론 국민을 우습게 여기지 않는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미자격 인사를 끝내 고집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정국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라면 더 큰 착각이다. 그 전에 국민들이 먼저 등을 돌린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국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뽑은 가장 큰 이유는 ‘이전과는 다를 것’이란 기대감이다. 본인 스스로도 “대한민국과 결혼했다”며 사심 없이 국정을 이끌겠다는 각오를 수시로 피력해왔다. 하지만 허술한 인사 검증으로 그 기대감이 흔들리며 점차 불안감으로 바뀌고 있다. 야당이 정부조직법 발목을 잡는다는 것은 더 이상 핑계가 될 수 없다. 결국 박 대통령 자신이 다 풀어야 할 문제다. 초심으로 돌아가 차분히 상황을 수습하기 바란다. ‘인사 바로잡기’는 대한민국의 5년의 국정운영 동력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가 됐다. 아직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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