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제 활력 조기 회복을 위해 상반기에 경기부양책을 집중키로 했다. 외우내환에 비유되는 현재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정의 60%를 상반기에 투입키로 한 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하겠다고 한다. 재정ㆍ세제ㆍ금융 지원과 규제완화 등 가용 수단을 모두 동원해서라도 경제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0.7%포인트나 낮춘 2.3%로 하향조정할 정도로 위기가 충격적인 상황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지난해 4% 전망과 비교하면 반년 사이 무려 1.7% 낮춘 것으로, 국내외 전문기관의 전망에 비해서도 초라하다. 다소 과장된 느낌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나 우리 경제가 일본의 20년 장기저성장 기조에 빠져든 것이 분명한 이상 강도 높은 재정정책은 시의적절하다.
특히 4월 임시국회에 맞춰 최소한 15조원 안팎의 추경을 편성키로 했다. 7분기 연속 전 분기 대비 1% 미만의 저성장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추경카드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물론 추경요건인 2분기 연속 분기성장률이 마이너스가 아닌, 여전히 미약하나마 플러스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없지 않다. 하지만 각종 경제지표가 무기력 증세를 지속하는 이상 추경을 통한 선제적 대응은 옳은 방향이다.
그러나 경기부양은 정부 선언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통화당국도 기준금리 인하 등 적극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현오석 경제팀은 더 기동력을 발휘해야 한다. 4~6월 100일 액션플랜을 보면 비상경제 상황인지 헷갈린다. 다양한 방안을 담았지만 대부분 업무보고를 통해 이미 익숙해진 데다 핵심 부동산 대책은 입법사안이어서 정치권이 나서줘야 한다. 경제가 정상화할 때까지라도 성장 우선임을 시장에 분명하게 알려야 한다. 세무조사 등으로 기업을 옥죄면서 투자를 다그쳐선 곤란하다.
성장에는 기업의 투자가 생명이다. 추경까지 동원해 성장률을 3%대에, 일자리 30만개를 창출하겠다지만 결국 기업하기에 달렸다. 그러나 큰 기업일수록 올해 투자계획을 아직도 꺼내지 않고 있다. 재벌개혁에 초점을 맞춘 대기업 정책이 불편한 때문이다. 재계 역시 정부 정책 흐름을 불필요하게 자기위주로 해석해선 곤란하다. 선거 때는 목청을 높였지만 실제 상황에 접어들면 뜻대로 되지 않는 법이란 식의 방관적 태도는 시대흐름에 맞지 않을 뿐더러 더 큰 화를 자초하게 된다. 지금은 경제비상시국이다. 정부에 대기업은 물론 정치권까지 힘을 합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