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조용한 도시가 발걸음을 옮기기 어려울 정도로 북적이며 소란스러워질 때가 있다. 매년 1월 말~2월 초 열리는 앙굴렘 만화페스티벌이다.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이 축제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축제 공간이 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각국에서 출품된 작품과 공연으로 길과 건물이 볼거리로 넘쳐나 만화와 책을 사랑하는 이들의 행복한 미소가 내내 흘러다닌다.
‘아스테릭스’ ‘땡땡’이 폼잡는 그곳에 2003년 한국이 처음 주빈국으로 초청돼 한국 만화를 선보인 적이 있다. 일본 망가가 유럽을 휩쓸고 있던 터에 한국 만화는 그저 일본의 아류쯤으로 여겼던 이들은 한 마디로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콘텐츠와 형식이 일본과는 판이하게 달랐고, 그 다양한 개성과 예술성에 놀라워했다. ‘세계 시장 본격 진출 10년 만에 한국이 앙굴렘에 다시 초청돼 세계 웹툰 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웹툰은 미래 만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한국 브랜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여기엔 독특한 유통망과 매년 쏟아지는 2000~3000명의 창작인력이 단단히 받쳐주고 있다. 책과 영화, 드라마, 캐릭터까지 문화콘텐츠의 원천으로 웹툰의 미래는 밝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