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끈질긴 核개발 만류에도
세계를 향해 공갈치는 북한
참아왔던 형님마저 제재 동참
망망대해 홀로선 김정은 행보는
하늘에는 미국 스텔스 전폭기가 뜨고 핵잠수함이 한반도 바다 밑을 샅샅이 훑고다닌다. 연일 TV에 보여지는 김정은과 북한군의 전투장면들.
국민은 혹시? 괜찮을까? 하는 불안과 걱정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괜찮다”.
김정은의 광기에 찬 대남 협박과 과다한 군부대 시찰의 49%는 실제로는 북한 주민과 그 추종세력에 대한 협박이다. 51%는 아직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군 지휘부 통제가 목적이다. 대한민국을 정말 공격할 의도도, 그리고 능력도 지금으로서는 없어 보인다. 웬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되묻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정황은 즉 북한 내부용이란 뜻이다.
북한은 김정일 사망 이후 새파란 젊은이가 국가를 책임지자 소위 ‘멘붕’에 빠졌다. 갑작스러운 김정일의 사망으로 북한 최고지도자 반열에 오른 김정은은 1년여 동안 김정일을 추종하던 세력으로부터 보호와 지원을 받으며 착근(着根)에 성공했다. 그러나 권력은 부자 간에도, 그리고 그 사후에도 나눌 수 없는 것이다. 아버지 김정일의 시신을 가장 가까이 지켰던 리영호 총참모장을 비롯해 아버지 곁에서 성장했던 군인을 모조리 숙청시키면서 고모부 장성택과 신군부를 잡고 오늘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런데 그들 때문에 요즘 김정은은 불안하다. 김정은은 군 경험이 없는 당 관료 출신인 최룡해를 군총정치국장(합참의장 격)에 임명했다. 또 그동안 군에서 관리하던 막강한 외화벌이팀과 다수의 혜택을 내각으로 옮겼다. 군에서 가져갔던 떡고물(?)을 모두 빼앗아버린 것이다. 김정일이 추구하고 내걸었던 선군정치(先軍政治)에서 당의 우위를 확실하게 하는 선당정치(先黨政治)로 바뀌면서 군에 대한 불안감이 싹트기 시작했다.
김정은은 잇단 우상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북한 전역에서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만큼 성공하지도, 성장하지도 못했다. 식량부족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북한사회 전체의 불만이 쌓여가자 군부의 시각도 예전 같지 않은 것을 김정은은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불안하다. 매일 군부대 시찰을 다니면서 곧 남쪽을 공격할 것처럼, 또 곧 미국의 공격을 받을 것처럼 위기상황을 만들어 군부대와 군지휘부를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이 내부 단속용이라면 핵공갈은 외부 단속용이다. 즉, 미국은 물론 심지어는 중국도 겨냥한 핵공갈을 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도발적인 공갈에 가장 당혹스러운 국가는 중국이다. 급성장한 중국은 G2의 위상에 걸맞게 세계평화에 기여해야 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6자회담 의장국 지위로 그런 요구를 가름하고 있었다.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의 위치를 스스로 즐기면서 자존심을 더 한층 높여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건국 이후 처음 갖는 이 존재감과 자긍심을 산산조각낸 것이 바로 북한이다. 핵실험을 만류한 새 지도자 시진핑 주석의 얼굴에도 먹칠을 해버렸다. 중국은 핵개발로 세계를 향해 공갈치는 폐륜아 동생을 이제는 더 이상 보호해주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북한이 붕괴돼 수많은 난민이 쏟아져들어온다는 우려로, 장차 한국의 동맹국인 미국과 실질적으로 국경을 마주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한국전 혈맹이라는 이유로 참아왔던 중국의 대북정책이 바뀔 수밖에 없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2094호에 대해 동의, 이례적으로 중국 금융기관에 대해 미국이 제재할 수 있는 국제법적 근거까지 허용했다. 그만큼 중국의 대북제재 의지가 단호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북한은 도와주던 형님국가의 따귀를 때림으로써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버렸다. 형님마저 잃고, 망망대해에 홀로선 김정은이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해 도발적 언행을 일삼는 게 현재의 한반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