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기준 우리나라 산림이 1년에 제공하는 공익적 가치는 약 109조원, 국민 한 사람당 연간 216만원 정도의 산림복지 혜택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2008년 조사 때의 73조원에 비해 49%가 증가한 액수로 GDP의 9.3%에 달하는 가치다.
특히, 산림의 공익적 기능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이산화탄소 흡수와 대기정화 기능인데, 전체 공익적 가치의 약 20%인 22조600억원에 달했다. 기후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5300만CO₂t으로 우리나라 온실가스 총배출량 5억1300만 CO₂t(2010년)의 약 10.3%를 흡수하는 효과가 있다. 산림의 산소 공급량은 3800만t으로, 연간 약 1억4208만명이 호흡할 수 있는 양을 생산한다고 한다.
최근 지구온난화와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기후변화협약(UNFCCC), 생물다양성보존협약(UNCBD), 사막화방지협약 (UNCCD) 등 산림환경 보존과 개발에 대한 논의가 전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같은 시대적 흐름과 함께 우리나라 또한 산림의 공익기능이 꾸준히 증가한 것은 조림ㆍ숲가꾸기 사업, 산림재해 예방 같은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과 더불어 친환경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 산림보전ㆍ산림복지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시해 얻은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우리나라 숲은 민둥산 일색이었던 과거에 비해 1960~1980년대에 걸친 치산녹화사업으로 산림녹화에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산림의 양은 ha당 109㎥으로 아직 산림 선진국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현재 우리나라 산림의 60% 가까이는 30년생 이하인 어린 나무들이다. 지금까지의 조림사업이 단순히 녹화를 위한 ‘심기’ 위주였다면, 이제는 단계적인 숲가꾸기를 통해 이 나무들의 경제적ㆍ자원적 가치를 더욱 높여야 할 때다.
또한, 산림이 목재생산이라는 경제적 기능뿐 아니라 휴양 및 위락시설에 대한 국민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공익적 기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각 지역별 기후에 맞고 경영목적에 적합한 용도별 조림수종을 선택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조림활동을 통해 지속가능한 선순환 구조의 산림으로 가꿔나가야 할 것이다.
산림자원 보호와 조림사업은 규모가 크고 장기적인 기간이 소요되는 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기업의 참여와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하게 요구되면서 친환경 경영을 내세우는 기업들은 많지만, 대부분 단발성의 행사나 캠페인에 그치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친환경 경영을 내세우고 싶은 기업이라면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더라도 제품, 생산과정, 공장운영, 마케팅 등 경영활동 전반에 걸쳐 환경우선을 실천해야 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솔제지의 경우, 1966년부터 1만4000ha에 달하는 전국 각지의 조림지에 국내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46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왔다. 친환경 제품 개발에도 주력해 국내 최초로 재생원료를 사용한 친환경 아트지 개발에 성공했으며, 지난 2012년에는 폐지함유 50% 제품을 출시하면서 친환경 재생용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고취시키는데 한 몫 하고 있다.
매년 국내 제지업계에서 수입하는 펄프의 양은 240만t 규모다. 이는 30년생 리기다 소나무 4800만그루에 해당되며, 펄프 수입에 따른 비용도 2012년 기준 15억달러가 사용되고 있는 실정임을 감안하면 재생아트지 생산은 산림자원 보호와 함께 고가의 수입재생용지를 대체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산림자원 개발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숲으로부터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만 기억하고 있으면 된다. 식목주간을 맞아 우리 국민 모두가 나무 한그루 심고 가꾸는 성의를 보였으면 한다.
<이상훈 한솔제지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