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와 기업의 눈높이 차이로
구인난·구직난 이중구조 심화
공공기관 고용규모 늘리고
중장년·여성 재취업 기회 넒혀야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국민 일자리 행복 로드맵’을 적극 추진한다고 한다. 고용률은 지난 10년간 60% 전반대에서 정체돼 2011년 63.8%, 2012년 64.2%에 머물러 있다. 고용률을 7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우리경제의 지속성장과 선진국 진입의 선행 조건이며, 중산층 육성의 키워드다. 일자리 창출은 성장-고용-복지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의 핵심 고리다. 고용률을 높이고 약화된 중산층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청년ㆍ중장년ㆍ여성 취업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일차적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시해야 한다. 청년실업률은 지난 2월 9.1%로 작년 상반기 줄었다가 9월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다. 대졸 취업이 부진한 이유 중 하나는 소위 잡 미스매치 문제다. 대졸자가 기업의 눈높이에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데서 구인난과 구직난의 이중구조가 심화하고 있다. 전문대보다 4년제 대학의 취업률이 낮은 까닭도 이 때문이다. 이 문제는 결국 청년층이 기대치를 낮추고 자신의 스킬과 스펙을 향상시키는 데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공공기관의 고용창출자로서의 역할이 촉진되어야 한다. 공공기관 고용규모를 늘리고 청년고용 할당제를 강화해야 한다. ‘국가직무능력표준’을 조기 개발해 실력있는 젊은 인재가 산업사회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교육ㆍ안전ㆍ복지 등 사회서비스 분야의 청년 일자리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 미국·영국 등 선진국의 사례를 봐도 사회서비스 부문이 일반 제조업보다 훨씬 폭넓은 고용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베이비부머의 은퇴로 공백이 예상되는 ‘뿌리산업’ 등의 숙련 인력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고졸 취업의 활성화 정책도 계속되어야 한다. 특성화고ㆍ마이스터고를 중심으로 한 선취업-후진학 모델을 정착시키고, 취업지원제도를 재학-취업-후진학 단계별로 유형화해 일자리와 교육이 병행될 수 있도록 산업교육 시스템이 효율화해야 한다.
중장년층 베이비부머에 대한 고용대책도 적극 추진되어야 한다. 정년 연장, 고용환경 개선, 사회공헌형 일자리 확대와 같은 ‘더 오래 일하기’ 정책이 활성화해야 한다. 중장년을 대상으로 생애 재설계를 지원하고 직업능력개발 교육을 제공해 취업ㆍ창업ㆍ사회공헌 등 유형별 재취업 기회가 창출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전직훈련 활성화, 중견인력 재취업 지원 등 특성별 재취업 지원시스템도 정비되어야 한다. 평생직업능력개발 서비스와 일자리지원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연계해 생애 이모작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육아ㆍ가사 등 경력단절 요인으로 인해 여성의 취업률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여성 고용률은 2011년 53.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56.7%를 하회하고 있다. 여성 취업 활성화는 무엇보다도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여부에 성패가 달려 있다. 구글ㆍ페이스북 등 유수 IT기업이 다양한 출산ㆍ육아 지원책을 펼쳐 우수 여성 인재를 확보해 나가는 것은 타산지석이 아닐 수 없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같이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맞춤형 취업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영상제작, 게임 콘텐츠 개발 등 여성 친화 직종에 대한 국가훈련 확대도 효과적인 방안이 된다. 고학력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기 위해 여성 전문직 훈련 프로그램과 여성의 교육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지원제도가 강화되어야 한다. 유연ㆍ재량근무제 등을 활성화하고, IT기술을 활용한 재택근무와 스마트워크를 촉진해 일ㆍ가정 양립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여성 근로자 비중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적극적 고용개선 조치를 강화하고 성차별 없는 직장문화가 뿌리내리도록 유도해야 한다. 사회서비스산업 육성을 통해 여성의 고용 기회를 새롭게 창출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중장기 전략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일자리 창출은 최상의 복지이며, 취업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제공이야말로 중산층 확대의 지름길임을 유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