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책의 날은 1922년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의 탄생일인 10월 9일을 기념해 시작됐다가 탄생일과 서거일(4월 23일) 중 옥신각신 끝에 1931년 서거일이 전통적인 성 조지 축일, 장미축제와 만나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 책의 날은 스페인내전 때도 이어져 금서나 불법 출판물을 만날 수 있는 장이 되기도 했다.
4월 23일은 셰익스피어의 서거일이기도 하다. 1995년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는 독서진흥을 목적으로 스페인의 책의 날을 이어받아 이날을 세계인의 ‘책의 날’로 정했다. 한국도 이때부터 책과 장미꽃을 선물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지만 분위기는 영 신통치 않다. 지난해 책의 해로 정해 다양한 행사를 벌였는데도 책 읽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책을 읽지 않는다고 바로 문제가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정신적 역량이 떨어지면서 쇠퇴하는 건 자명하다. 지난해 출판종수가 전년 대비 10% 가까이 줄어 3만9700여종이 나왔다. 115년 전, 독일에서 출간된 책이 2만4000여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낯이 뜨겁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