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 머물러 온 우리 근로자 전원철수 문제가 난관에 부딪쳤다. 북측이 예정보다 6, 7시간 정도 늦은 29일 한밤중에 대상자 50명 중 43명에 대해서만 귀환을 허용, 7명이 남게 된 것이다. 북측의 미수금 지불요구가 그 이유라는 점에서 우리 국민들은 걱정과 함께 착잡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
당국의 설명대로 추가 실무협상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일 수는 있다. 그러나 정황상 억지가 개입됐을 가능성이 커 볼모로 억류됐다는 판단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무사귀환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하다. 북측의 요구사항이 생트집이 아니라면 합리적으로 정산할 것은 정산하고 대신 완제품 회수 등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순리에도 맞다.
특히 잔류 인원 중에는 개성공단관리위원회 홍양호 회장도 포함돼 있는 만큼 북측과의 협상에서 우리 기업의 재산보호 등의 문제도 큰 진척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외교 당국은 필요하다면 국제기구를 통해서라도 이 문제에 대한 안전장치를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과거 금강산 관광사업같이 앉아서 귀중한 자산을 압류당하는 일이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된다. 북측에 적잖은 타격을 입힐 것이 분명한 단전단수 문제도 협상과정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지금 이들 7명은 남북 분단 사상 첨예한 변수 중의 변수임에 틀림없다. 이들이 잔류하는 한 우리 측의 전기와 물 공급도 지속되고, 특히 남북 간 유일한 대화의 끄나풀도 이어지게 된다. 새로운 돌파구나 반전 가능성에 대한 마지막 기대를 한순간도 접을 수 없는 이유다. 지금 이들 7명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북한이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신변보호까지 걱정하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믿는다.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번 파동으로 인한 피해액이 1조원대로 추산되지만 해당 입주업체들은 이보다 열 배 이상은 족히 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범정부 차원의 합동대책반을 조기에 가동, 피해 기업 지원에 나선 것은 잘한 일이다. 지금 해당 기업들은 거래처 단절이나 신용 하락은 차치하고 협력업체 피해 확대로 인한 손해배상 등 후속조치에 전전긍긍하며 피눈물을 쏟을 처지에 놓였다. 재계 역시 원청ㆍ하청 기업 간의 분쟁이나 법적조치 등에 대한 중재역할을 마다하지 않길 바란다. 정부와 재계의 몫만도 아니다. 국민 모두 아픔을 공유하고 범사회적 차원의 지원책 등 전화위복의 새 모멘텀이 되도록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