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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미니미 (mini - me)
지난 5일 어린이날 아들과 함께 남편 정조국 선수 경기를 응원하는 배우 김성은의 모습<사진>이 공개돼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동일한 브랜드의 피케 셔츠를 갖춰입은 상큼한 엄마와 아들의 미니미 룩에 미혼남녀들은 부러움을 나타냈다. ‘미니미’(mini me)는 ‘작은 나’란 뜻. 어른 옷 스타일을 아이 버전으로 사이즈만 작게 만든 미니미 룩은 종래 유명 브랜드에서 시험적으로 선보였던 스타일이다. 이를 가장 멋지게 연출하는 이가 베컴 부부다. 같은 색의 민소매 원피스를 갖춰입은 딸과 빅토리아 베컴, 티셔츠에 흰색 바지, 허리에 느슨하게 묶은 스웨터 차림 같은 할리우드 스타 부자의 미니미 룩은 종종 화제가 된다.

과거에는 낯간지러웠을 패션이 요즘에는 젊은 부부들의 행복하고 단란한 모습의 표상이 된 것이다. 최근 미니미룩의 대세는 아웃도어다. 캠핑붐으로 아웃도어에서 소외됐던 아동복이 가세하면서 재킷과 티셔츠, 팬츠를 똑같이 챙겨 입은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이 부러운 컷으로 등장했다. 아들을 ‘작은 나’로 여기며 자신의 꿈을 투사하고 이어가길 원하는 강한 욕구 때문이다.

그러나 그리스신화가 들려주는 아빠와 아들의 관계는 좀 다르다. 제우스는 아버지 크로노스를 밀어내고 권좌를 차지한 전력 때문에 자신도 똑같은 운명에 처할 것이 두려워 임신한 메티스를 먹어치운다. 그렇다면 미니미의 원조는 누구일까. 헤라는 바람기 많은 남편 제우스에 대한 질투로 제우스와 다른 신의 도움없이 홀로 아이를 갖는다. 그가 바로 못생기고 볼품없는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토스다. 처녀생식으로 낳은 헤파이토스야말로 순수 미니미인 셈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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