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4박6일간 미국 방문 일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취임 후 첫 정상외교인데다 북한의 도발책동으로 한반도 안보가 위중한 때 한ㆍ미 동맹이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는 등 공조를 보다 견고하게 다지고 과시한 것이 우선 큰 성과다.
특히 ‘한ㆍ미동맹 60주년 공동선언’을 채택하고 동맹의 비전을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는 물론 지구촌의 평화와 번영에 초점을 맞춰 확대발전시키기로 약속한 것도 큰 수확이다. 과거 60년이 미국의 지원 아래 군사적 혈맹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향후 60년은 국제사회의 지도 국가로서 양국은 물론 국제사회 이익에 부합하는 포괄적 전략동맹을 의미한다. 원조를 받던 국가가 이제는 원조를 하는 국가로 우리의 국력이 그만큼 커진 결과다.
이번에 경제적인 실익도 극대화했다.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야기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역으로 적극적인 ‘코리아 세일즈’로 만회한 것이 돋보인다. 방미 기간 중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한국투자신고식에서는 보잉, GE 등 7개 미국 기업으로부터 3억8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초대형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우리 기업인들로부터도 투자확대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거듭 다짐받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물론이고 미국 정치권을 비롯해 교민사회 등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랜 친구처럼 친밀감을 표시하고 정상회담 직후 예정에 없던 백악관 내 로즈가든 복도산책을 제안하는 등 파격적인 환대로 일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례적으로 박 대통령의 방미 효과가 미국 조야의 고민 중 하나인 전 세계적 반미감정을 변화시킬 모범 사례로 한국이 부각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의 과제 역시 만만찮다. 원자력협정이나 전시작전권 이양문제 등에 대해선 원론적인 입장표명에 그쳤다. 국익에 기반을 두고 후속협의에 충실하기 바란다. 특히 대북 억지력 확보에 너무 치중한 탓에 북한 핵문제와 안보위협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 도출에는 소홀한 측면이 있다. 대화의 문을 더 열었다고 볼 수도 있으나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기에는 부족함이 없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6월 중하순 중국을 방문하는 만큼 이번에 중국의 대북 역할을 강조하고 뚜렷한 메시지를 띄웠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방미 못지않게 방중 역시 중요하기에 외교 당국은 모든 역량을 총집중해 방미와 방중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