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 신채호는 타협을 몰랐다. 세수도 고개를 숙이지 않고 빳빳이 든 채로 물을 찍어 발랐다. 저고리와 바짓가랑이가 흠뻑 젖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단재의 명저, ‘조선상고사’ 시작이다. “역사란 무엇이뇨? 인류사회의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 시간부터 발전하며 공간부터 확대하는 심적 활동의 상태 기록이니.”
지나친 민족주의, 일부에선 무정부주의자란 평가도 있지만 일제치하 ‘조선의 것’과 민족을 강조한 세계관의 맥락에서 봐야 한다.
“저희는 개성을 존중하는 팀이거든요. 민주화시키지 않아요.” 민주화가 부정적이란 맥락을 알 길 없는 걸그룹 멤버의 발언. ‘일베’사이트의 ‘5ㆍ18’ 폄하도 도를 한참 넘었다. 사려 깊은 역사의식을 기대하긴 어렵다해도 이 땅에 사는 사람으로 역사관이 천박하다. 문제의 걸그룹이 출연, 또다시 비난이 쏟아진 지난주 ‘무한도전’ 한국사 특강. 이 방송에서 단재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란 글이 전파를 탔다.
전창협 디지털뉴스센터장/jlj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