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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박근혜정부 외교능력 시험, 이제부터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2일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자신의 특사로 중국에 파견했다. 전격적인 조치라 할 만하다.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서로 권력을 물려받은 김정은으로서는 최측근을 첫 특사로 중국에 파견한 것이 된다. 만사 제쳐두고 지켜볼 것은 북한의 태도 변화 여부다.

특이하게도 북한은 이번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라고 분명히 못을 박았다. 최고권력자의 메신저라는 의미를 강하게 풍긴 것이다. 더구나 최룡해는 김정은 체제에서 실세 중 실세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김 제1위원장이 사실상 정상회담 차원의 소통을 할 것이 분명하다. 내막이야 곧 알려지겠지만 우리로서는 보다 진전된 상황이 한반도를 정점으로 한 국제사회에 긍정적으로 전개되길 바라는 바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는 그야말로 심각한 변화의 소용돌이를 맞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북의 태도 변화를 한 목소리로 촉구하고 대화의 문을 열어놓은 데다,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 시 주석 간 ‘전략적 정상회담’이 다음달 7~8일 미국에서 전격적으로 열린다. 박 대통령은 또 다음달 중하순께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정세 변화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갖는다. 전례 없이 한ㆍ미ㆍ중 3국 간에 외교적 활동이 왕성하게 일어나는 상황이다. 북한이 이런 점을 모를 리 없다.

이런 대목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중국의 태도다. 지난 몇 달 사이 북한의 핵무장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강경 제재에 적극 동참한 데 이어 그동안 누차 북한에 태도 변화를 강요하는 등 과거와는 다른 강경 일변도의 대북정책을 취해왔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 3차 핵실험 등 일련의 도발행위를 통해 절대권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한 북한으로서는 상대적인 고립감에 정치적 부담을 크게 감지하고 대뜸 특사카드를 꺼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자국이기주의에 빠진 일본 아베정권의 특사를 흔쾌히 받아들이고, 북ㆍ일 정상회담 조기 개최 타진 등 어깃장 외교에 눈독을 들이는 것에서도 그런 처지가 읽혀진다.

특사가 능사는 아닐 수 있다. 특히 북ㆍ중 간 어선납치문제 해결이나 북ㆍ일 외교정상화 등 우리와는 다소 엉뚱한 결과를 도출해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북한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안보위기 해소에 지렛대 역할을 하도록 외교적 노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박근혜정부의 외교능력 시험무대가 활짝 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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