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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을 바꾼 한마디-선조> “豊臣秀吉은 어떻게 생겼던가?”
1591년 3월 1일. 1년 전 일본에 파견돼 귀국한 통신사들에게 선조가 묻는다. “수길(豊臣秀吉ㆍ도요토미 히데요시)은 어떻게 생겼던가?” 정사(正使) 황윤길, “눈빛이 반짝반짝하여 담과 지략이 있는 사람인 듯하였습니다.” 부사(副使)인 김성일, “그의 눈은 쥐와 같으니 족히 두려워 할 위인이 못 됩니다.”

답변은 엇갈렸지만 동인의 세상이었던 조정에선 서인인 김성일이 승자가 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선을 넘어 명나라까지 정복할 마음을 품고 있은 지 오래였다. 이듬해 임진왜란이 발발했다. 무능한 군주였던 선조는 도성이 위험하자 피란길에 올랐다. 호종하는 문무관 수가 100명도 채 되지 않았고, 병조판서가 밥을 얻기 위해 흙탕물을 분주히 오가야 할 정도로 비참했다. 하지만 선조는 평양에서 의주로, 심지어 명나라로 망명까지 생각했다. 그 사이 7년 동안 조선 인구의 3분의 1이 사망할 정도로 한반도는 핏빛으로 물들었다.

전창협 디지털뉴스센터장 jlj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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