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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팔꿈치 사회
옆 사람을 팔꿈치로 가볍게 치는 행위는 흔히 친근한 사이이거나 호감을 나타내는 몸짓으로 이해된다. 지나가는 사람이나 평소 비호감을 갖고 있는 이가 팔꿈치로 치면 시비가 붙기 십상이다. 감정이 갈리는 묘하고 예민한 신체 부위 중 하나가 팔꿈치다. ‘팔꿈치’란 말이 새삼 주목을 받은 것은 1982년 독일에서 ‘올해의 단어’로 꼽히면서다. 치열한 경쟁사회를 일컬어 ‘팔꿈치 사회’라는 말이 등장한 것이다. 옆 사람과 경쟁하며 달려갈 때 달리기 자세로 팔을 크게 움직이면서 슬쩍 옆 사람을 밀쳐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행위,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회를 뜻한다. 성공이 몇 개의 자리와 점수로 매겨질 때 어느 사회, 조직에서나 알게 모르게 이런 일은 벌어진다.

고대 인도의 전통 치유과학인 아유르베다와 현대의학을 접목시켜 심신상관의학을 창안한 하버드의대 출신의 디팩 초프라는 이런 소진 사회는 자연의 법칙에 어긋난다고 본다. 자연계를 움직이는 것은 아주 최소한의 노력이며, 우리의 삶의 방식도 이와 같아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풀은 자라려고 애쓰지 않아도 그냥 자라고, 꽃은 피어나려고 애쓰지 않아도 핀다. 새들은 날려고 애쓰지 않아도 난다. 이것이 그들의 본성”이라고 말한다. 무한경쟁에 내몰린 20대 직장인들의 조울증 증가가 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울증은 심리적인 억압ㆍ분노ㆍ스트레스 등이 원인이다. “성공이란 창조적 자유와 열정, 평화로운 마음, 정서적 안정을 누리면서 자신에게 내재된 신성의 씨앗을 발견하고 성장시키는 것”이라는 초프라의 조언이 도움이 될 법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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