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폭 7.32m의 골대에 골을 넣는 단순한 경기다. 손을 제외하고 다리와 머리, 어깨, 몸통 등 모든 신체 부위를 사용할 수 있다. 박진감이 넘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축구 비판론도 많다. 정정당당한 스포츠맨십에 어긋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몸싸움과 반칙의 경계가 모호하다. 실제 경기에서 선수들이 골과 관계없이 상대 선수를 밀치거나 잡아당기거나 걷어차기도 한다. 운동복을 잡아끄는 것은 다반사다. 심지어 꼬집거나 침을 뱉고 욕을 하기도 한다. 손을 의도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가 골을 넣은 ‘신의 손’은 축구사의 한 장면으로 남아 있다. 여기에다 고의로 시간을 끌거나 할리우드 액션으로 오심을 유도하는 행위까지 유형도 교묘하다. 다른 종목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비신사적 행위지만 심판의 눈에만 띄지 않으면 그만이다. 2002년 한국 축구를 4강까지 끌어올린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은 바로 이런 ‘기술’을 가르쳐 팀을 강하게 만들었다. 한국 축구가 ‘너무 신사적’이라며 놀랐다는 그는 상대방을 밀치고 잡아당기며 손이나 발로 가로막는 등의 비법을 선수들에게 직접 가르쳤다.
5일 새벽잠을 설치며 한국과 레바논의 경기를 지켜본 축구팬들은 졸전을 펼친 한국 축구팀에 실망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레바논 대표팀의 플레이에 짜증을 내야 했다. 조금만 몸이 닿아도 그라운드에 뒹굴거나 시간을 끌어 박진감 넘쳐야 할 경기가 재미없는 드라마보다도 못했다. 축구 비판론을 떠올리게 하는 경기였지만, 남은 것은 경기 결과일 뿐이었다.
이해준 문화부장/hj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