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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북한, 한 · 중 군사협력 잰걸음 제대로 읽길
정승조 합참의장이 팡펑후이(房峰輝) 중국군 총참모장과 군사회담을 위해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이다. 4, 5일 이틀간의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 의미는 역사적으로 중차대하다. 양국 군 수뇌들이 군복 차림으로 반갑게 악수하고 덕담을 나누고 긴밀히 숙의하는 모습은 한 마디로 격세지감이다. 더 눈여겨 볼 것은 정 의장이 이번에 우리 군수송기 C-130편으로 현지에 갔다는 점이다. 과거 우리 군수송기가 다섯 차례 중국을 방문하긴 했지만 군 고위급 인사가 타고 가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정 의장이 이용한 이 수송기는 고성능 지휘통신장비를 탑재해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지휘조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군사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상호 신뢰관계가 돈독해야 가능한 일이라는 설명이고 보면 양국 간 군사적 미래를 상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다음달 27일이면 한국전쟁 정전협정 60주년이 된다. 양국 군은 북한의 남침으로 촉발된 6ㆍ25 한국전쟁을 통해 철저한 적군으로 맞섰던 악연을 60년 만에 씻고 미래지향적인 전환점 앞에 마주 선 셈이다.

정 의장과 팡 총참모장의 회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국 군이 공식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지난달 북한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한 최용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에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결같이 비핵화를 주문한 것과 같은 선상이다. 북한의 핵도발은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 일본 나아가 미국까지 도전과 위협이 되는 것은 불문가지의 상황이다.

이와 함께 양국 군 수뇌는 한ㆍ중 간 정치ㆍ경제 분야에서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와 동등한 수준으로 군사 부문에서도 협력의 폭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양국 군 수뇌부가 정기적으로 통화하기로 합의함으로써 ‘핫라인’ 개설은 시간문제라고 한다. 불가측성이 강한 북한의 도발 등 유사시 즉각적인 협의를 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적에서 우방으로의 전환이 사실상 이뤄졌다는 평가다.

이달 하순께는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미국 역시 새로운 움직임을 지켜 볼 것이다. 북한 지도부 입장에선 전방위 차원의 한ㆍ중 간 우호협력 분위기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스스로 비핵화의 길을 택하고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기꺼이 나선다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나아가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한 공조체계 일원이 된다는 사실부터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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