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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해외에서 환영받는 4대강 공사 노하우
4대강 사업의 해외 첫 수출길이 열렸다는 낭보다. 태국 수자원홍수관리위원회는 10일 한국수자원공사(K-Water)를 비롯한 9개 사업별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했다. 이달 중 최종 낙찰자 선정과정이 있지만 사실상 수주나 다름없다. 수자원공사가 따낸 사업은 전체 사업비 11조5000억원 중 56%에 해당하는 6조2000억원 규모의 물관리 사업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내에서는 논란에 휩싸인 4대강 프로젝트가 해외에서는 그 진가를 인정받은 셈이다.

수자원공사 컨소시엄은 현대ㆍGSㆍ대우ㆍ대림ㆍ삼환 등 국내 굴지의 5개 건설사로 꾸려진 토종 기술연대로, 전략적으로 태국 업체와 손잡은 중국ㆍ일본ㆍ스위스를 능가하는 저력을 보였다. 전체 9개 부문에 최종 후보로 다 오르고도 물관리 기술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통합 물관리시스템 사업에서 태국-스위스 컨소시엄에 밀리는 등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전체 사업비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은 분명한 쾌거다.

민ㆍ관ㆍ정 공히 많은 노력을 쏟은 결과다. 2012년 권도엽 당시 국토해양부 장관이 ‘수자원 기술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잉락 태국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국가 차원의 협력기반을 마련했다. 올해 초엔 강창희 국회의장의 태국 방문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방한한 잉락 총리를 만나 협조를 긴밀히 당부했으며, 정홍원 총리도 아ㆍ태 물정상회의 참석 겸 태국을 방문, 수주전을 사실상 지휘했다.

참으로 한심스러운 것은 국민 모두가 독려해도 힘이 달릴 판에 4대강 사업이라면 앞뒤 안 가리고 쌍심지부터 켜 온 국내 환경단체들이 불꽃 튀기는 수주전 와중에 태국으로 가 현지 시민을 대상으로 반대시위 노하우를 전수하기에 바빴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공정거래위원회와 감사원이 부실공사를 기정사실화한데다 검찰까지 4대강 공사 담합 여부 등 입찰비리와 비자금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인 상황이어서 우리 측 관계자들이 해명에 진땀을 빼는 등 어려움이 여간 아니었다는 후문이다.

공사비 추가 부담 가능성 등 다소 난관이 예상되긴 하지만 다가오는 최종 낙찰자 선정과정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태국 물관리사업 공사는 우리의 4대강 사업 노하우를 전수할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준설이나 방수로 건설에서부터 강폭 확장 등에 이르기까지 기술력과 경험을 다 발휘해 더 큰 프로젝트에 대비해야 한다. 참여 업체들은 명예회복은 물론이고 국력 과시의 기회임을 명심하고 배전의 노력을 경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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