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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야당과 정부, 더 자주 더 크게 소통하라
정부와 정치권이 모처럼 국민 앞에 좋은 모습을 보여 주었다. 박근혜정부 들어 처음으로 13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야(野)ㆍ정(政) 정책협의회가 그것이다. 민주당이 먼저 쟁점 정책 사안에 대해 협의하자며 손을 내밀자 정부 측이 선뜻 잡아 준 결과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더 중요한 것은 아예 정례화를 통해 국정다운 국정을 보여 달라는 주문이다.

협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우선 정부와 야당이 소통을 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후한 점수를 받을 만하다. 정부로서는 야당을 중시함으로써 불통이미지를 불식시킬 수 있고, 야당은 수요자 입장에서 정책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진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무엇보다 정책에 충실할수록 야당은 수권능력을 키우게 되고 국민적 호응도 크게 이끌어 낼 수 있음은 물론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야당과 정부 측의 만남이 새삼 눈길을 끄는 것은 정부와 야당이 서로 껄끄러운 관계를 끈질기게 유지해 온 때문이다. 국무총리 훈령인 당정협의 업무 운영규칙은 정부가 야당과 정책협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관례상 정부는 유독 여당하고만 정책협의를 해 온 것이 사실이다. 야당을 홀대하고 무시한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다. 야당 역시 무조건적인 견제와 비판만이 업인 양 대척점에 버티고 서서 발목잡기에 몰두해 온 것이 현실이다.

사회적으로 파장이 크고 국민들의 일상사에 영향력이 큰 정책일수록 정부와 야당이 절충과 타협의 자세로 더 적극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나아가 해법까지 도출해 낸다면 금상첨화다. 과거 정부시절에도 야당과 정부 간 협의 채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 때는 정부 출범 3년 만에 처음이자 마지막 야ㆍ정 정책협의를 가진 바 있다. 정치적으로 원만하지 못함으로써 사사건건 부딪치고 현안마다 시위가 난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첫 회동에서 무상보육 지방재정 문제, 원전 안전 및 전력수급 대책 등 현안들이 논의됐다고 한다. 민주당 측은 지자체의 무상보육에 대한 정부의 국고보조금 상향 조정을 촉구했고, 원전비리에 대한 손해배상 등 엄한 책임 추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관계 장관들이 더 앞장서 열성적으로 해법을 찾으려 노력할 것은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최근 들어 현안을 안고 있는 장관들이 야당 지도자들의 집무실을 부쩍 자주 찾는 것도 바람직한 현상이다. 공사 구분을 엄격히 하면서 더 자주 만날수록 좋다. 바로 이런 것이 정치권 일각에서 내세우는 새 정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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