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이 모함으로 파직되고 서울로 압송, 혹독한 고문 끝에 풀려난 1597년 4월 1일. 난중일기의 기록은 간명하고 냉정하다.“맑다. 옥문을 나왔다.” ‘칼의 노래’를 쓴 김훈은 난중일기에 대해 “무인(武人)이 아니고서는 만들 수 없는 아무런 수사학이 없는 문장”이라고 평가했다.
난중일기 기록 첫해인 1592년 임진년, 1월 일기에는 “맑다. 동헌에 나가 공무를 봤다”란 표현이 10번 넘게 나온다. 무인다운 사실에 기초한 엄정한 기록이다. 하지만 어머니 부고 앞에 “부르짖어 통곡했다”고 표현할 정도로 인간적인 고뇌도 처절하다.
난중일기는 임진왜란이 시작된 1592년부터 충무공이 노량해전으로 전사하기까지인 1598년까지 진중기록이다.
유네스코가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기록물’이라며 난중일기를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했다. 알지만 읽지 않는 게 ‘고전’이라지만, 무인이며 인간인 ‘이순신’을 만나기 위해선 난중일기 일독이 필요하다.
전창협 디지털뉴스센터장/jlj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