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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함영훈> 한국을 ‘아시아시대’ 이끌게 할 인천AG 지원법 늦춰서는 안된다
[함영훈 미래사업본부장] 말레이시아의 수도는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이다. 발음하기도 쉽지않은 이 아시아 변방국 수도 이름을 1960~1970년엔 우리나라 초등학생까지 쉽게 외우고 다녔다. “국민여러분 우리 축구대표팀이 버마를 누르고 당당히 메르데카컵을 차지했습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전해드렸습니다”라는 스포츠앵커의 환호섞인 중계방송은 당시 허리띠를 졸라매고 경제개발에 힘쓰던 국민들의 마음을 후련하게했다. 지금은 메르데카컵 축구대회의 위상이 다소 낮아졌지만, 당시 아시아 최고 권위의 축구대회였다. 그래서 쿠알라룸푸르라는 어려운 도시이름과 차범근의 슈팅을 선방하던 아르무감 말레이시아 골기퍼, 다크호스 태국의 골게터 피아퐁 피우온의 이름은 대한민국 남녀노소 모두 줄줄이 읊었다.

박스컵이라 불리던 ‘박정희 대통령배 국제축구대회’가 1971년 신설된 것도 메르데카컵이 주던 감동과 무관치 않다. 박스컵은 브라질, 체코, 이집트, 미국 등 참가국의 범위를 넓혀 아시아 스포츠의 품질을 높이는 계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기수, 홍수환, 유재두, 김태식 등 복싱스타들의 KO승, 유고 사라예보에서 전해지던 탁구 단체전 우승, 아시아무대를 평정한 배구 신동파의 강스파이크, 4번타자 장훈, 백인천이 일본야구를 평정했다는 소식도 국민 속을 시원하게 했다.

배고픈 1970년대를 지나, 1981년 9월 독일의 온천 휴양도시 바덴바덴에서 울려퍼진 사마란치 당시 IOC위원장의 “쎄울 코레아”라는 88서울올림픽 개최지 결정 선언의 감동, 이어 두 달 후 들려온 86아시안게임 서울유치 확정 소식은 당시 감동을 넘어 국민에게 자부심과 국격상승의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이렇 듯 스포츠는 단순한 어느 한 분야의 콘테스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에너지요, 문화요, 국격이요, 외교이다.

국민의 에너지가 국부를 키우고 나라의 위상을 높이며, 남들이 우리를 우습게 보기 못하게 한 첫 번째 사건은 뭐니뭐니해도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이다. 70년대 였으면 엄두도 못 낼 일을 치러낸 것이다. 86아시안게임은 88올림픽, 2002 월드겁축구대회 및 부산아시안게임,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4 인천아시안게임,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등 대규모 국제행사 성공적 개최의 서막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86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뭐니뭐니해도, 국민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은 것. 또 우리의 문화와 관광자원을 알리는 계기가 됐고, 공산권 등 미수교국과의 관계를 증진하는 포용력을 갖게됐다. 88올림픽의 전초전이었기에 1조3000억원의 투자가 이뤄져, 86,88 두 대회를 합쳐 모두 4조3000억원의 생산을 유발했다. 특히 전자, 섬유, 건설분야가 세계시장에서 고속성장하는 에너지를 86아시안게임이 제공했고 88올림픽이 완성했다. 수영 최윤희의 3관왕, 육상 임춘애의 금빛 질주가 준 감동 외에 금메달 93개로 한국의 위상을 명실상부한 아시아 빅3에 올려놓았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치르게 될 우리나라는 1986년 서울, 2002년 부산대회를 거치면서, 아시안게임을 통해 이뤄낼 목표가 질적으로 고도화되었다. 서울대회가 외형을 키우고, 부산이 효율적이고 성숙한 운영능력을 보였다면, 인천 아시안게임은 ‘아시아 중심 시대, 포용력과 우정 넘치는 아시아의 믿음직한 리더’의 면모를 확인시키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있다. 최근 조직위가 공모한 응원문구 “스마일 인천, 하나 되는 아시아”에서는 인천시민의 사랑이 아시아 전체를 향하고 있음은 느끼게 한다.

2014대회 전초전 및 리허설의 의미를 갖고 오는 29일 개막돼 8일간 우정의 한마당을 펼치게 될 ‘2013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는 아시아인을 배려하려는 한국민의 노력, 국회와 정부의 지원 의지, 인천시민의 관심도를 검증하는 시험대이다. 스포츠댄스,당구,풋살,수영등 9개 종목 모두 아시아 시민들이 즐기는 생활스포츠이다. 이번 대회는 대한민국의 아시아 사랑을 보여주는 프리아시안게임이다.

인천지역 11개 대학 총장과 학생들이 자원봉사를 자처하고 나섰고, 흐엉, 소피아, 손요, 사가와준코 등 미수다에 출연한 아시아 각국미녀들이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음식품평회를 열어 참가자들의 입맛에 맞추려는 노력을 보이는 등 세심함과 우정을 담은 크고 작은 이벤트가 즐비하다. 북춤, 패션쇼, 뮤지컬, 차이코프스키발레 공연, 어린이 박물관, 영화관 개설 등 문화 차림표도 세심하다. 스포츠를 통해 긴장완화를 꾀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북한참가를 정중히 요청했다.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수조원을 훌쩍 넘지만, 그리 강조하고 싶지 않다. 인천아시안게임을 두고 “남는 장사냐”, ”돈 되냐”는 질문은 2013년 대한민국 국격에 맞지 않다. ‘아시아의 리더’ 답게 이번 아시아경기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25일 아시안게임지원법을 처리하는 국회 상임위와 중앙정부의 통 큰 지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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