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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희망
“희망의 뻥쟁이가 되라. 꿈의 허풍을 떨어라. 꿈을 떠벌리고 다녀라. 언젠가는 스스로 놀라는 일이 생기리라.”

‘우리 시대의 희망 멘토’ 차동엽 신부가 올봄에 펴낸 ‘희망의 귀환’이라는 책에서 일관되게 강조하는 행복의 지름길이다. 차 신부는 절망, 힘겨움, 분노, 슬픔 등과 같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를 제거하고 평화와 행복을 가져다주는 유일한 수단은 희망이라고 강조한다. 절망은 마음속에서 아무리 몰아내려 해도 사라지지 않는 속성이 있다. 사라졌다 싶다가도 다시 살아난다. 하지만 희망과 꿈을 이야기하고 키워나가는 순간, 이런 불행 인자들이 사라지면서 놀라운 기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실명(失明)이라는 절망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실낙원’을 저술한 영국의 존 밀턴이 “실명이 비참한 것이 아니라 실명을 이겨낼 수 없는 나약함이 비참한 것”이라고 말한 것은 희망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명구다. 사실 절망이나 비판은 패배자의 특권이다. 가장 쉽게 할 수 있지만 이것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반면에 희망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게 해준다. 라틴어 격언 “나도 희망한다, 너도 희망하라(Spero, Spera)”는 차 신부의 생각을 집약한 명제다.

한 조직이나 사회, 국가도 마찬가지다. 거기에도 희망이 필요하다. 그런데 요즘 한국 정치엔 절망과 분노만이 보일 뿐이어서 답답하다. 국가정보원이 정치 개입 논란을 빚자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정치권은 분노를 조장하면서 과거에 매달린 채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여기서 한 걸음 앞으로 나갈 희망의 정치가 간절하다.

이해준 문화부장/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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