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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중국발 신용경색, 일시적 위기 아니다
중국발 신용경색 위기 조짐이 무겁게 다가온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금리 안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증시가 26일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 가는 등 일단 충격이 잦아든 모습이다. 하지만 결코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이른바 ‘그림자금융’ 돈 줄 죄기로 촉발된 이번 신용위기 파동은 앞만 보고 달려온 중국의 고속성장 이면에 끼인 거품이 꺼지는 한 과정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일시적으로 봉합하고 넘어간다고 해도 근본적인 위기감 해소는 어렵다는 것이다. 중국은 우리 수출의 4분의 1을 떠맡고 있는 최대 시장이다. 중국이 재채기만 해도 우리는 독감을 앓을 수밖에 없는 경제구조다. 우리로선 중국의 신용경색 파동을 가벼이 생각할 수 없는 까닭이다.

중국 금융시장이 휘청거리는 것은 근본적으로 돈 가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사채 투자신탁 등 정부 통제권 밖에 있는 고위험 금융거래를 일컫는 그림자금융의 규모는 대략 18조위안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나마 이 또한 추정치에 불과할 뿐 정확한 규모는 어림조차 하기 어렵다고 한다. 중국의 신용이 대외적으로 늘 의심을 받는 것은 이 그림자금융 탓이 크다. 이번에 런민은행이 그림자금융으로 흘러드는 돈을 차단하기로 작정하자 단기 금리가 급등하는 등 신용경색 공포가 순식간에 지구촌 전역으로 확산된 것이다. 더욱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방침을 밝힌 ‘버냉키 쇼크’와 맞물리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피부로 느끼는 충격은 더 컸고, 우리 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경제는 사면초가 처지다. 양적완화 출구전략 후폭풍이 아니더라도 다시 심화되는 유럽의 재정위기, 일본 아베노믹스의 실패 가능성 제기 등 외부 요인에다, 건설 조선 해운 부실과 부동산 시장 침체 등 국내 문제까지 어느 하나 기댈 곳이 없다. 그나마 버팀목이 돼 주던 중국마저 신용을 잃고 추락한다면 희망의 등불은 모두 꺼지게 된다.

중국 경제 상황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대비도 미리 해 둬야 한다. 무엇보다 외환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쌓아둔 달러가 넉넉하다고 하나 빠져 나가는 것은 순식간이다. 그런 점에서 다음달 3일 종료되는 한ㆍ일 통화스와프 종료는 유감이다.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 차원에서 복원을 고려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이번주 정상회담을 갖는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교역 증대 방안과 함께 금융 협력 확대에 대한 논의도 핵심의제에 포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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