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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숫자보다 성장엔진 데울 방안이 우선
정부가 내놓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보면 우리 경제의 앞날은 비교적 밝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2.7%로 다시 끌어올린 것이 우선 그렇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2.3%로 내려잡았던 것에 비하면 0.4%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이를 달성하려면 하반기에는 적어도 3%대 성장을 해야 하는데 자신이 있는 모양이다. 17조원의 추경 편성과 금리인하 및 부동산 대책 등의 정책 효과가 본격화되고 세계 경제가 더는 나빠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그 근거다. 지금 추세라면 내년에는 4% 성장도 가능해 장기화 국면에 들어선 저성장 늪에서 헤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들게 한다.

그러나 정부 생각처럼 대내외 여건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아 걱정이다. 글로벌 경기가 미약하나마 반등세를 보이고 있으나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태다. 경기 회복을 전제로 한다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은 되레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성급하다는 소리가 들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 우리 수출 시장의 4분의 1을 떠맡고 있는 중국의 신용경색 조짐은 쉽게 사그러질 것 같지 않다. 일본 아베노믹스에 대한 불안감도 연일 증폭되고 있다. 잠잠하던 유럽의 재정 위기도 다시 불거지는 상황이다. 오죽하면 정부 스스로도 선진국의 경기회복 지연과 보호무역으로 우리 수출 증가율이 세계 교역 신장률을 밑돌고 있다고 진단할 정도다.

그렇다고 내부 사정이 좋은 것도 아니다. 반짝 회복세를 보이던 부동산경기는 다시 얼음장 속이 되면서 소비 심리는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추경에 대한 기대감을 말하지만 경기 부진으로 인해 구멍 난 세수 메우기에도 역부족이다. 오히려 2차 추경소리가 나오는 판이다. 정부는 재정 여력을 3분기에 집중 투입한다고 하나 적극적인 경기부양은 어려워 보인다.

비관은 금물이나 지나친 낙관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3%든, 4%든 수치에 매달리지 말고 현실적이고 확실한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민간 투자를 활성화해 일자리를 늘리는 당장의 과제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대기업 등 민간 투자가 살아나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경제민주화도 좋지만 이게 투자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적절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특히 성장과 고용의 중심축이 서비스산업으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획기적 규제 완화가 화급하다. 경제자유구역 내 카지노 허용 등 서비스산업에 대한 기본 인식부터 확 달라져야 한다. 그래야 우리 경제가 활로를 열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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