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3박 4일간의 중국 국빈방문을 마치고 30일 저녁 귀국했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중국을 택함으로써 G2외교의 첫 단계를 완성한 셈이다. 북한의 도발책동으로 한반도 정세가 매우 불안한 상황인 데다 남북 당국 간 회담이 막판에 불발되는 등 변수가 첨예한 때에 이뤄진 방중이어서 관심과 기대는 클 수밖에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성과 못지않게 과제와 한계도 남겼다고 할 수 있다. 핵심의제인 북한 핵문제와 관련, 중국의 대북관에 변화를 이끌고 이를 거듭 확인한 것은 큰 성과라 할 수 있지만, 공동성명에 ‘북한’을 끝내 명시하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ㆍ협력 구상’에 대해 중국 지도자들이 확실하게 지지를 보인 이상 이를 토대로 대중(對中) 안보외교에 더 지혜를 모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경제 분야는 예상대로 순조로웠다. 포괄적이고 심도 있는 경제협력체제 공고화를 위한 세부 청사진을 분명하게 제시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한ㆍ일 통화스와프 시한만료 직후에 양국 정상이 내년 10월 만기 도래하는 3600억위안(64조원) 규모의 한ㆍ중 통화스와프 협정을 연장키로 한 것은 경제협력의 결속 수준을 대내외에 보여준 사례다. 또한 과학기술, 환경ㆍ금융 분야 협력 구체화와 원자력 안전관련 정보 공유도 의미가 크다.
특히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조기화해 2015년까지 무역액 3000억달러 시대를 열기 위한 실행계획까지 내놓은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전체 교역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훨씬 넘을 정도로 우리의 대중 교역의존도는 절대적이다. 우리는 중국의 네 번째 교역국이다. 그럼에도 돌다리 두드리듯 임하라는 것이다. 농ㆍ축ㆍ수산 분야와 노동인력 이동 자유화 등은 워낙 물량공세여서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가히 폭발적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런 문제점을 빠짐없이 감안해 이번에 두 정상이 합의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내실화’에 범정부 차원에서 분야별로 최대한 역량을 쏟길 바란다. 각별한 환대가 자칫 성과 중심으로 착시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냉철하게 경계하고 성과 못지않게 드러난 과제와 한계를 보다 분명히 분석하고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라는 주문이다. 대중 외교에 총력을 집중하되 북한 핵문제는 물론이고 향후 남북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한ㆍ미ㆍ중 3각 공조를 견실하게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