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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 김춘래> 외래종 침입으로 위협받는 생태계
생태계는 한 번 파괴되면 회복이 쉽지 않다. 또한 생태계의 파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쉽고 빠르게 진행된다. 따라서 외래종에 대해 사후약방문이 아닌 철저한 예방 및 방제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원래 한국에 없던 생물이 다른 나라에서 들어와 정착한 종을 외래종이라고 부른다. 주로 연구용이나 국민정서용 등으로 직접 도입되거나 수입되는 곡물이나 대형 선박에 묻어서 들어온 뒤 국내 환경에 적응해 살아간다. 국립환경과학원 자료에 의하면 법적으로 620여종이 지정돼 있으며 조사되지 않은 종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훨씬 더 늘어날 것이다. 이렇게 확산되고 있는 외래종은 우리의 자연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심지어 생태계의 보고인 민통선까지 그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국내 생태계를 교란하는 대표적인 외래종으로는 최근 급속히 확산돼 양봉상업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아열대 외래종 등검은말벌 외에 황소개구리, 꽃매미, 뉴트리아, 가시박, 블루길, 배스, 붉은귀거북, 미국쑥부쟁이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꽃매미는 포도, 복숭아, 등 과수농가나 산림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심지어 대도시에서도 대량 발생하고 있어 아파트 단지나 고궁의 정원에 있는 조경수에도 큰 피해를 주고 있다. 꽃매미는 중국에서 유입되었는데 2004년 천안지역에서 몇 개체가 확인된 이래 이제는 제주도 등 섬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볼 수 있다.

1990년대 초 식용 및 모피용으로 국내에 반입된 뉴트리아는 저수지나 논둑 같은 곳에 구멍을 내고 살면서 수초의 뿌리까지 뜯어 먹거나 수서곤충 등을 마구 잡아먹어 치우며 토종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으나 천적이 없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가시박은 북아메리카 원산 외래식물로 도로와 하천을 따라 확산되며 다른 식물의 생육을 방해하거나 날카로운 가시는 동물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이렇게 유입된 외래종들은 사계절이 뚜렷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우리의 생물다양성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이 위협받으면 그 결과는 생태계 파괴와 유용한 생물자원 감소로 돌아와 결국 인간에게도 피해를 입힌다.

생태계는 한 번 파괴되면 회복이 쉽지 않다. 또한 생태계의 파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쉽고 빠르게 진행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현재 국가관리 생태계 교란종은 일본이 228종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16개종(동물 5종, 식물 11종)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생태계에 해를 끼치거나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는 외래종에 대해 사후약방문이 아닌 철저한 예방 및 방제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식용, 연구용, 자원조성용 등 필요에 의해 의도적으로 외래종을 국내에 유입할 때는 충분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도록 해야 한다. 이미 유입된 외래종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피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

아울러 생물다양성의 중요성, 외래종과 고유종의 구별법, 외래종 취급요령 등을 국민이 알기 쉽게 지속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면 외래종 퇴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져 자발적 참여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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