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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광장 - 권대봉> 국가관 교육, 안하나? 못하나?
젊은이 절반, 역사교육기회 상실
국사 수능필수돼도 미봉책 불과
한국의 위상 세계사적 접근
교사양성·연수과정 전면개혁을


지난 27일은 6ㆍ25 정전 60주년이었다. 종전된 것이 아니라 휴전상태다. 모든 국민의 국가관이 투철하고 국방력이 튼튼해야 전쟁을 억지하고 평화를 지킬 수 있으며 평화통일의 기반을 닦을 수 있다.

최근 국방정책자문위원들과 안보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최전방 보병사단을 방문했다. 그때 만난 사단장이 국가관교육을 실시하면 병사들로부터 “학교에서 받았으면 좋았을 역사교육을 왜 이제야 받습니까?”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했다. 군에 온 젊은 남성들은 늦게나마 국가관 형성에 필요한 역사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지만, 군복무 면제를 받은 남성들과 자원 입대자를 제외한 젊은 여성들은 그런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다. 젊은이의 절반 가량이 국가관 형성을 위한 역사교육을 제대로 받을 기회가 없다는 통계는 충격적이다. 이런 사실은 국가안보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로, 모든 학생들이 학교에서 바른 국가관 형성을 위한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사교육은 국가관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이 남침하여 1953년 7월 27일에 정전되기까지 한국전쟁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가 부족하다는 조사 결과로 인해 역사교육에 대한 반성이 일고 있다.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은 역사인식과 관련하여, “역사과목은 평가기준에 넣어 어떻게 해서든지 반영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국사의 대입수능 필수과목 지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면 수험생들의 국가관 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의견이 있다. 그런가 하면 오늘의 한국을 만든 근현대사를 두고 갈등을 노정하고 있는 역사학계의 현실을 봤을 때, 바른 국사교육을 기대할 수 있느냐는 우려를 표명하는 의견도 있다.

초ㆍ중학교에서 국가관의 기본이 형성될 수 있도록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국사를 대입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한다고 해서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수능을 치르지 않는 젊은이들을 국가관 형성 교육에서 소외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역사적 사건과 연대를 외워 시험을 보는 방식은 퇴출해야 한다. 오늘날 한국이 세계 속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만들어 온 배경이 무엇인지 학생들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역사교육을 해야 한다. 한국이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것은 근현대사 덕분이다. 왜 일본에게 나라를 강탈당했고, 일제강점기에 어떤 치욕을 겪다가 어떻게 광복을 했으며, 어떤 이유로 나라가 분단되었고, 6ㆍ25가 왜 일어났으며, 어떻게 유엔의 도움을 받아 나라를 지켰고, 정전 상태에서 외국의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어떻게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바뀔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인지 등을 세계사적 맥락 속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이 바른 국가관은 물론 건전한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학생들이 바른 국가관과 세계관을 가질 수 있도록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교육과정을 바꿔야 한다. 그에 앞서 모든 교사 양성과정과 연수과정의 교육과정을 전면적으로 개혁해야한다. 역사교사뿐만 아니라 모든 교사의 국가관이 바로 서야 학생들에게 바른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 양성ㆍ연수 과정과 더불어 교감, 교장, 장학사, 장학관의 연수교육 과정에도 국가관 교육을 포함하여야 한다. 교육공무원뿐만 아니라 입법ㆍ사법ㆍ행정부의 모든 공직자가 바른 국가관을 갖고 공무에 임해야 국가안보가 튼튼해진다.

정부의 운영방식을 국가중심에서 국민중심으로 바꿀수록 국가관 교육이 더욱 절실하게 필요하다. 국민 없이 국가가 존재할 수 없듯이, 국가 없이 국민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가안보 없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보장될 수 없으므로 바른 국가관 형성을 위한 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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