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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고교무상교육 환영, 다음은 大入 개혁
고등학교 무상교육이 내년부터 실시돼 오는 2017년까지 전국으로 순차 확대된다. 교육비 지원대상은 입학금과 수업료 및 교과서 구입비용 등이며 자율형 사립고와 외국어고 같은 특수목적고는 제외된다. 고교 무상교육이 전면 시행되면 일반고의 경우 연간 200만원가량 교육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살림살이가 팍팍한 중산층 및 그 이하 가구들로서는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만큼 소비 여력이 더 생겨 경기 활성화에도 일정부분 기여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보편적 복지 향상과 교육격차 해소라는 측면에서 반갑고 환영할 일이다.

고교 과정은 이제 의무교육이 됐을 정도로 일반화 됐다. 경제 사정이 한결 나아진 1990년대 이후 중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부분 고교에 진학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2011년 말 기준으로 취학적령기 고교 미진학자는 7.2%에 불과하다. 이들은 해외 유학과 이민, 학교 폭력으로 인한 학업중단, 질병 치료 등 개인적 사정일 뿐 경제적 이유의 미진학은 극히 드물다. 박근혜 대통령이 고교 무상교육을 대선에서 공약했던 것은 이런 현실을 감안했기 때문일 것이다.

세계적 조류를 보더라도 그 흐름이 맞다. 미국 독일 영국 호주 스웨덴 등 대부분 선진국은 이미 12년간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제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적어도 고교 과정까지는 국가가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와 학제가 같은 일본은 2010년 고교 무상교육 시행에 들어갔다. 사회주의 국가 체제라는 특수성은 있지만 북한도 우리의 중고교에 해당하는 고등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을 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우리 국력과 경제규모에 비해 고교 무상교육 시행이 늦은 셈이다.

매년 2조원이 넘는 재원 조달을 걱정하지만 그리 문제가 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우리 경제 규모로 보아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당장 교육재정교부금만 해도 연간 3조원가량 여유가 있다고 한다. 설령 달리 조달할 방법이 없으면 다른 부문의 지출을 줄여서라도 충분히 충당할 수 있는 규모다.

정작 문제는 교육의 질이다. 지금처럼 고등학교가 대학을 가기 위한 징검다리에 불과하다면 어렵게 도입하는 무상교육의 취지가 흐려질 수밖에 없다. 민주시민으로서 인성과 소양을 함양한다는 고교 교육의 원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방법은 대입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혁하는 것뿐이다. 이게 무상교육보다 더 화급한 현안이다. 지금부터라도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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