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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로열산업
지난 4월 영국 왕세손비 캐서린 미들턴이 사우스켄싱턴에서 네덜란드산 명품 유모차 부가부 하늘색 모델을 구입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패셔니스타이자 완판녀로 통하는 미들턴이 선택한 부가부는 트위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부가부의 매출은 13% 늘었다. 7월 23일 로열베이비의 탄생으로 전 세계 아기산업이 떠들썩하다. 미들턴이 어떤 아기용품에 손을 댈지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영국왕실이 쓰는 물건은 기분내키는 대로 사 쓰는 게 아니다. ‘로열 워런트’란 인증서가 있어야 하는데 보통 까다롭지 않다.우선 왕실어용상인위원회에서 품질을 인정받고 왕실에 3년간 무료로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 거래 개시후 7년이 지나야 비로소 심사 대상으로 올려진다.


시험을 통과해 로열 워런트가 되면 소비자는 물론 금융권에서도 신용등급 최상위권으로 분류돼 대우를 받게 된다. 로열 워런트의 대표적인 브랜드는 패션의 경우 아쿠아 스큐텀과 버버리, 닥스 등이 꼽힌다. 구두는 한 켤레 만드는데 8개월이 걸린다는 존 롭사가 납품하고 있다. 자동차는 장인들이 직접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애스턴 마틴을 비롯, 벤틀리와 랜드로버 등이 올라 있다. 벽시계는 찰스 브러드샴, 담배는 벤슨&헤지스, 피아노는 스타인웨이&선스, 도자기는 웨지우드와 로열 덜튼이 공급된다. 영국기업만 워런트의 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 외국기업이나 장인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공급사는 초기 3년간 무료로 납품하는데 손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 없다. 왕세손 윌리엄이 어느 순간 넥타이를 매지 않자 넥타이 판매가 급감했다. 대신 나비 넥타이, 행커치프, 멜빵 등 남성 액세서리 매출이 크게 뛰었다. 영국 여왕의 경제적 가치는 약 80조원. 왕실이 움직이면 돈이 흐른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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