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2년 9월 프로이센 총리가 된 오토 폰 비스마르크는 국회에서 일장연설을 한다. “독일권이 주목하는 것은 프로이센의 자유주의가 아니라 권력이다. 오늘의 문제는 언론이나 다수결을 통해서가 아니라 쇠와 피를 통해서만 결정된다.”
유명한 ‘철혈(鐵血)연설’이다. 군비증감에 반대한 의회에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적과 동지를 명확하게 구분했던 철혈재상은 여론의 공감대나 상대세력의 배려보다는 현실을 냉철히 분석하고 실행에 옮겼다. 당대에도 논란이 됐던 이 인물은 지금도 여전히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크고 작은 연방연합 정도였던 독일을 철과 혈을 앞세워 통일을 이룬 영웅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한쪽에선 전쟁과 피에 의존한 독재자이자 나치정권 기원이라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비스마르크의 목소리가 복원돼 화제가 됐다. 123년 만에 그는 육성으로 “일을 할 때는 절제와 도덕성이 중요하다”란 말을 전했다.
전창협 디지털뉴스센터장/jlj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