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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행정부, 이름값 제대로 하고 있나
사회정의를 위해 범인을 잡아야 할 현직 경찰관이 욕구충족을 위해 멀쩡한 사람을 잡은 것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악 척결이 말만 요란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하고 남음이 있다. 이런 가운데 안전행정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여성 3명 가운데 2명이 성폭력 피해를 당할까봐 두렵다고 답했는데 이는 국민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일상의 안전을 걱정하며 불안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군산 여성 살인의 범인은 피해 여성과 내연의 관계에 있던 경찰관이었다. 군산경찰서 정모 경사는 돈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내연녀를 목졸라 살해한 후 시신을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의 수사망에 혼선을 주기 위해 이곳저곳을 피해 다니다 PC방에서 체포됐다. 가정이 깨지는 것이 두려워 범행을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내 가정이 깨지는 것은 두렵고 다른 사람의 가정이 깨지는 것은 괜찮다는 말인가?

4대악 척결에 앞장서야 할 경찰이 불륜에 빠지고, 살인을 하고, 시신을 유기하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지금이 어느 때인가? 박근혜 대통령이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을 4대악으로 지목하고 근절에 나선 때가 아닌가? 이런 때에 경찰이 어떻게 이런 흉악한 일을 저질렀는지 믿어지지가 않는다. 더 놀라운 것은 이번 살인사건과 비슷한 살인사건이 4년 전에도 같은 군산경찰서 관내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박근혜정부는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바꿨다.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취지에서였다. 국민들이 폭력이나 불량식품의 위험에서 벗어나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었지만 실제 모습은 그게 아니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경찰이 오히려 가정을 파탄내고, 사회를 무섭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범죄나 사고, 생명의 위협 등 무슨 일이 있을 때 경찰을 찾는데 이번 사건은 경찰에 대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마침 안행부에서 중고생ㆍ일반인 등 2100명을 대상으로 4대악 국민안전 체감도 조사를 했는데 성인 66.9%, 중고생 67.9%가 성폭력이 ‘불안하다’고 했다. 정부가 부처의 이름까지 바꿔가며 안전사회를 외치나 안전불감증 만연으로 생때같은 이들이 애꿎게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 정부는 과연 안전지킴이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반성할 때다. 차제에 경찰에 대한 교육도 국민 이름을 걸고 제대로 실시해야 한다. 말로만 안전을 외치기보다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안전’을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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