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국에는 골대를 두고 그 속에 차넣는 요즘 축구를 닮은 종목과 공을 땅에 떨어뜨려서는 안된다는 규칙을 준수하면서 랠리를 벌이는 오늘날의 세팍타크로 비슷한 것 등 다양한 세부종목이 있었다. 중국 당나라 정사인 당서(唐書)는 ‘고구려 사람들이 축국을 잘 했다’고 치켜세운다. 그때 벌써 ‘공한증(恐韓症)’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일본 귀족들은 축국과 유사한 ‘게마리(けまり)’를 즐겼다고 한다. 하르파스톤은 차기와 던지기를 벌갈아 하면서 상대 진영을 점령해 나가는 ‘룰'을 가졌다는 점에서 럭비풋볼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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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Soccer)의 종주국이 영국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은 현대축구의 ‘룰’이 영국에 축구협회가 설립된 1863년 만들어졌음을 이르는 것일 뿐, 발로 공차기 게임을 누가 먼저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직립보행하는 인간에게 발이 있으니 인류가 있는 어디에든 뭔가 차면서 즐겼을 것이다.
축구는 송곳 패스, 슈팅의 과학, 숱한 전술 포메이션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현대 축구는 미드필드를 두텁게 하고 볼 점유율을 높이는 잔패스 위주로 변화했는데, 이유는 단 하나, 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수비형으로 퇴보됐다는 지적 때문에 앞으로 룰이 바뀌면, 새로운 매력을 선사할지도 모르겠다.
규칙상 볼을 땅에 떨어뜨리지 말아야 하는 세팍타크로는 정확한 볼터치와 토스, 역동적인 오버헤드 스파이크가 예술이다.
볼을 손에 잡을 수도 있다는 룰을 가진 럭비풋볼은 상대편 땅을 따먹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고, 어디로 튈지 모를 공의 움직임을 쫓다 미세한 허점을 파고들어 적의 최전방을 함락시키는 ‘대박 터치다운’이 짜릿함을 선사한다.
발로 공을 차서 일정한 목표를 달성했을 때 점수를 얻는 경기로는 풋살도 있다. 풋볼(Football)과 살롱(Salon)을 합친 말이다. 1930년대 남미에서 오늘날과 비슷한 ‘룰’을 탄생시켰다. 경기장이 축구의 6분의1에 불과하고 선수는 팀당 5명이다. 경기장이 결코 작아보이지 않을 어린이들에게는 잔 패스 훈련에 도움을 주지만, 성인 경기의 경우, 폭 20미터, 길이 40미터 밖에 안되는 경기장에서 잔패스를 하다가는 역습의 빌미를 주기 십상이다. 그래서 원터치 패스에 의한 골, 즉 ‘킥& 러시’나 원거리 강슛의 묘미를 풋살에서 맛볼수 있다. 축구로 치면 3-4명 스위퍼의 몫을 골키퍼가 책임져야하고, 골키퍼 팔을 활용한 정교한 상대문전 패스가 단박에 골을 얻을 수 있는 어시스트가 되기 때문에 골키퍼 비중이 매우 높다. 공의 탄력이 좋고 회전이 빠른데다 역습이 빈번하기 때문에 축구보다 의외성이 크다.
또 하나의 공차기 경기가 있다. 바로 ‘비치(Beach) 사커’이다. 백사장에 칸막이를 치고 공 차기 게임을 한다고 해서 비치와 살롱을 합친 ‘비살(Beasal)’로도 불린다. 경기장 크기는 풋살과 비슷하나 폭이 약간 넓고, 길이는 다소 짧다.
모래위이기 때문에 바운드가 없고, 그라운드가 울퉁불퉁하다는 점이 비치사커만의 특징을 만들어낸다. 슈팅은 공이 구르거나 떠 있을 때 가장 강력하므로, 선수들의 쉴새없이 공을 몰면서 움직이는 공을 지체없이 때린다.
비치사커에서 모든 프리킥은 축구의 패널티킥처럼 우리편 상대편 선수 모두, 키커가 골문과 마주하는 시야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때 모래저항 없이 프리킥 강슛이 가능토록 하기 위해, 공을 얹을 ‘봉긋 솟아 오른 모래단’을 인위적으로 만들수 있도록 공격팀에게 허용한다.
상대편 몸을 태클한후 모래까지 눈에 들어가게 하면 지체없이 옐로카드를 받는다. 골은 발리슛일 때 가장 강력하기 때문에 발리슛 경연이 자주 펼쳐진다. 모래를 저항을 줄이면서 슈팅을 해야하므로 쉴새없이 움직이고, 심판의 휘슬직후 모든 행동을 5초내에 해야하므로 경기가 느슨해 질 수가 없다. 원터치 패스에 의한 골이 많은 점은 풋살과 비슷하다.
찌는 태양아래 펼쳐지는 비치사커는 역동의 결정체, 이열치열의 전형이다. 4일 경남 남해군 은모래해수욕장에서 막을 내린 전국 비치사커대회는 이 종목의 매력을 그대로 보여줬다.
공 차는 행위는 한가지이지만 5종목 저마다의 룰은 제각기 매력을 발산하며 관중을 사로잡는다. 심판 선수 관중이 ‘룰’로서 매력을 공유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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