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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20조원 차이나머니 급격 유출 우려 없나
중국 경기둔화 움직임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올 들어 우리 경제가 일본의 ‘아베노믹스’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면 지금부터는 중국 경제흐름이 최대 복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의 기본구조를 수출과 투자에서 민간소비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성장둔화 조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우리 수출시장의 4분의 1을 책임지고 있는 중국 경제가 경색되면 그 타격은 치명적이다.

중국 경제 변화의 한복판에는 리커창 총리의 경제정책을 일컫는 이른바 ‘리커노믹스’가 자리하고 있다. 리커노믹스는 인위적 경기부양을 최대한 억제하며 중국 경제를 강도 높게 개혁하겠다는 게 요지다. 이게 성공하면 중국 경제의 구조는 한결 탄탄해지며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의 경기침체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게 문제다. 경기부양 없이 경제개혁을 하겠다는 것은 곧 돈줄을 죄겠다는 소리다. 금융시장의 경색은 기업활동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게 되고 경제는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자칫 성장률이 4~5%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으며, 그럴 가능성도 매우 높은 상황이다.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걱정이다. 지금까지 한국에 투자된 중국 자본(차이나머니)이 2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2008년까지만 해도 4000억원대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돈이 유입되고 있는지 알 만하다. 우리 자본시장의 한 축을 담당할 정도로 힘이 커진 차이나머니는 채권 중심 투자에서 주식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리커노믹스가 경착륙해 자국 금융시장이 경색되면 이 돈은 급격하게 이탈하게 된다. 그럴 경우 금융시장의 일대 혼란은 불을 보듯 훤하다. 특히 리커노믹스의 핵심은 비은행권 자본조달 기관인 일명 ‘그림자금융’을 개혁하는 것이다. 그림자금융의 막대한 신용공급은 중국의 성장을 이끌기도 했지만 투자 과정의 불투명성 등으로 되레 중국 경제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이를 규제할 경우 우리 자본시장에서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경제 변화의 움직임과 단기 자금 이동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지금 중국은 그동안의 성장위주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단기적 대응보다는 긴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출기업의 경쟁력과 내실 다지기가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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