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호 인턴기자(고려대학교 3학년) |
3시간 조금 넘게 진행된 행사는 학생들의 발언과 학계 교수들의 의견을 더해 새누리당 국회의원과 정부 관계자들의 답변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27명의 토론자들이 자신의 발언을 한 차례씩 하고 지난 간 게 절반 이상이다. 대학생을 위해 마련한 행사지만, 토론회에 참석한 학생들을 제외하면 참관하는 이들도 없었다.
서울이나 수도권 소재 대학은 어떨지 몰라도 사실 방학 중 지방대에는 학생이 별로 없다. 학원에 다니기 위해, 취업정보를 얻기 위해 캠퍼스를 떠나 있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이날 토론 주제는 ‘대학창업 증진’인데, 실제 대학가에서 일부 공과대학 등 과학분야를 제외하면 ‘창업’을 준비중인 학생의 비율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 대학에는 다른 곳에서는 보기 드문 창업학부가 있다보니 적잖은 토론자들이 나선 듯은 했다. 아마 이날 행사 준비한다고 학교 측은 꽤 분주했으리라.
최 원내대표는 “마크 주커버그, 스티브 잡스처럼 스펙 없이 창업에 성공하는 것이 한국에서도 가능해야 한다”며 행사 내내 창업을 독려했다. 이런 얘기까지 듣다보니 문득 학점, 토익, 어학연수, 자격증 등 이른바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 매달리는 대학생들은 도전정신과 열정, 아이디어가 부족하다고 여기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사실 주커버그와 잡스의 창업 성공에는 넉넉했던 집안 사정도 한 몫을 했다고 한다.
정치인과 관료들의 현장방문은 필요하다. 하지만 꼭 필요한 곳에, 꼭 필요한 도움을 주기 위한 방문인 지 미리 심사숙고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