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천부인권을 갖고 있다. 단 여성은 예외다.” 당대 가장 진보적인 지식인이던 루소의 생각이다. 18세기 계몽주의 열풍으로 구체제가 무너지고 인간의 권리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여기에 ‘인간’은 남성이었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가 페미니즘의 성서라 불리는 ‘여권의 옹호’을 쓴 배경이기도 하다. 이 책은 상당부분 루소에 대한 반박이었다.
“여성을 자유롭게 하라. 그러면 그들은 즉시 남성처럼 현명하고 덕이 많은 존재가 될 것이다.” 그는 여성이 복종해야 될 대상은 남성이 아니라 ‘이성(理性)’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페미니즘의 어머니’로 불리는 그가 반기를 든 것은 당시 사회분위기로는 가히 혁명적인 일이었다. ‘사색하는 뱀’이란 조롱을 듣기도 했다.
지금이야 당연해 보이지만 그가 주장했던 여성 참정권만 해도 100년이 넘어서야 이뤄졌다. 하지만 울스턴크래프트는 ‘근대여성’을 발명한 여권운동가로 역사에 남았다.
전창협 디지털뉴스센터장/jlj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