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저널리스트 안드레아스 릴케가 쓴 ‘냉각전쟁’의 시나리오다. 히말라야의 빙하수를 젖줄로 삼고 있는 인도ㆍ중국ㆍ파키스탄ㆍ네팔 등 아시아 각국이 온난화로 빙하 소실이 빠르게 진행되자 생존의 위험을 느껴 냉각전쟁을 불러온다는 분석이다.
기후무기는 문명의 종말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대놓고 말하지 못하지만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음모론으로 종종 등장한다. 2004년 인도네시아 아체 지역에서 발생한 쓰나미가 바로 한 예. 인도네시아에서 16만명이 사망한 것을 비롯, 10여개국에서 모두 23만여명이 사망하자 영국 BBC는 동남아 지진해일의 원인으로 미국의 환경무기 실험을 지목했다. 2011년 아이티 지진 때에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아이티 지진은 미국의 기후무기로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꺼져가는 문명의 마지막 보루인 영원히 달리는 ‘설국열차’의 배경에도 바로 기후무기가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