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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일본은 더 이상 역사에 죄 짓지 말라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집단 참배는 한국은 물론 중국 등 주변 전쟁 피해국들의 인내심을 시험이라도 하는 듯하다. 신도 요시타카 총무상, 후루야 게이지 국가공안위원장에 이어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회원 190명이 단체로 참배했다. 이들은 일본인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데 다른 나라에서 반발할 이유가 없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폈다. 독일 대통령과 총리가 나치 강제수용소와 학살현장을 찾아 헌화하는 것과는 역사인식이 하늘과 땅이다.

역사왜곡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최근 상황이 한ㆍ일 양국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고 했다. 고통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책임 있고 성의 있는 조치를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이다. 우리 외교부도 일본 정치인들과 일부 각료가 제국주의 침탈의 역사를 미화하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여전히 역사에 눈을 감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은 무력시위까지 했다. 중국 외교부는 일본 각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역사적 정의와 인류의 양심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으로 규정했다. 심지어 일본의 지도자급 인사조차 어떤 형식과 신분으로 참배해도 그 실질은 침략 역사를 미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급기야 ‘긴급 초치’ 형식으로 주중 일본 대사를 불러 항의까지 했다. 항공모함 랴오닝함은 이날 산둥성 칭다오 모항에서 출항, 보하이만으로 이동했는데 일본에 대한 무력시위 성격이 강하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몇몇 정치인의 ‘오기정치’의 단계를 넘어 동북아 불안의 진앙지가 되고 있다. 일본의 극우화, 자위대 무장과 집단적 자위권 주장, 나치식 개헌 음모, 독도 영유권 주장과 중ㆍ일 영토분쟁의 바탕에 깔린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주변국의 우려를 무시한 일본 정치인의 오만한 야스쿠니 정치는 앞으로 계속될 게 분명하다. 따라서 한국과 중국 등은 외교적, 경제적, 군사적으로 일본에 대응할 준비를 하는 게 현명하다.

일본은 역사적 사실을 숨기려 해서는 안 된다. 일본 정치인들이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궤변과 권모술수로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이어간다면 한국, 중국 등으로부터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것이다. 일본은 이제 한국이 침략 전쟁 당시의 힘없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일본 정치인들이 아직도 한국을 태평양전쟁 당시의 눈으로 보고 있다면 이는 역사에 큰 과오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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