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경력 7년차의 과장입니다. 제 밑에 저와 아주 친한 대리 한 명이 있는데 요즘 들어 부쩍 버릇없이 구는 데다 일에 실수가 잦아서 곤혹스럽습니다. 야단을 치자니 평소에 가까운 사이라 갑자기 얼굴을 붉히기가 어렵고 그렇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필자가 현직에 있을 때 부하를 어김없이 꾸짖었던 사항은 여섯 가지다. 첫째, 얼마든지 더 잘할 수 있는데도 스스로 선을 그어서 적당히 하고 말 때, 둘째는 당장 보고해야 할 일을 ‘내일 해도 괜찮겠지’ 하고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 셋째는 중대한 실수가 있었는데도 상사를 속여서 적당히 넘기려고 하는 경우, 넷째는 제3자에게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면서 제 멋대로 해석해서 축소하거나 과장하는 경우, 다섯째는 일에 집중하지 않아서 같은 실수를 반복할 경우, 여섯째는 회사 경비를 사용하는 데 두루뭉술하게 처리하는 경우- 특히 맨 마지막 경우는 아주 엄하게 꾸짖었는데 그 이유는 그대로 두면 ‘바늘도둑이 소도둑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분처럼 평소에 친한 부하라 갑자기 꾸짖기가 어렵다는 직장 상사들이 의외로 많은데, 그 이유는 진심으로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부하를 키우는 것은 상사의 제대로 된 질책이 밑거름이다. 필자는, 평소에 정말 아끼던 부하가 잘못했을 경우에 불러서 2, 3분 정도 말 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그리고 조용한 목소리로 ‘자네가 정말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어?’ 이 한마디를 덧붙이면 그걸로 족했다. 직장인들이여!! 조용하더라도 진실로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멘트 한마디면 애정과 질책이 교차하는 그 순간에 부하가 스스로 깨닫고 더 뉘우치고 더 결심하게 된다. 꾸짖어야 할 때 친한 부하라고 해서 그냥 넘기는 것은 애정이 아니라 직무유기임을 알아야 한다.
김용전 (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