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5일로 취임 6개월을 맞는다.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 취임사를 통해 ‘경제부흥ㆍ국민행복ㆍ문화융성’을 강조하며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었다. 또 위대한 도전으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고 이로써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를 구현하겠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반년이 지난 지금, 과연 어떤가. 물론 정권 초기라 물리적으로 성패를 단정할 수 없지만 굳이 결과부터 말하자면 “잘했다” 말하기엔 찜찜한 대목이 적지 않다. 분야별 평가 차가 워낙 크다. 돌이켜보면 지난 반년은 곡절의 연속이었다. 당선자로서 맞은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갖은 도발책동, 그로 인해 경색될 대로 경색된 남북관계는 물론이고, 취임과 동시에 두 달 이상 정부조직법을 둘러싼 소모적 정쟁에 치여 허니문도 반납해야 했다.
물론 자책점도 예상보다 컸다. 인사문제가 그것이다. 첫 총리부터 인사청문회 문턱도 못 넘더니 난맥의 연속이었다. 때마다 원칙을 지나치게 앞세우다 ‘불통’이미지만 키울 대로 키웠다. 여전히 소통이 막힌 곳이라면 바로 정치 분야다. 제1야당이라는 민주당은 이 시간에도 장외투쟁 중이다. 최근 두 달 이상 국정원 대선 댓글사건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 논쟁까지 겹치면서 꼬일 대로 꼬인 정국이지만 대화와 타협은 찾아볼 수 없다.
경제 분야 항해는 더 험난했다. 글로벌 재정위기로 유럽 미국 중국 등 전략시장이 무너져 내리면서 수출과 내수가 곤두박질쳐 저성장 장기화라는 어둠의 터널을 맞아야만 했다. 문제는 이런 고통이 언제 끝날 것이지 예측하기조차 어렵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경제책임자들은 낙관론 일색이다. 성과에 대한 조급 때문인지 말이 앞서고 실천은 미약하다. ‘책임장관’이 무색할 정도로 대통령만 쳐다보고 눈치 보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할 일이 태산 같다. 중산층의 조세저항으로 더 막막해진 130조원대의 복지 재원확충 문제, 모호한 창조경제와 흐지부지해지는 일자리 대책, 전ㆍ월세 문제를 포함한 빈사상태의 부동산 활성화 방안 등 지체할 수 없는 난제가 수두룩하다. 대북관계와 정상외교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더라도 서민의 고달픔을 보듬지 못한다면 훌륭한 정부, 좋은 대통령이라 말하기 어렵다. 인사를 더 신경 쓰고 한시바삐 정치복원에 나서야 한다. 먼저 야당을 품고 발목 잡힌 민생ㆍ경제 관련 법안부터 처리해야 한다. “잘했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지금부터 더 분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