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마케팅의 대세 SNS
善한 이용·본질과의 괴리 탈피
샐러리맨 애환 달래는 청량제
때론 가슴 아련한 첫사랑되길…
“잘된 바이럴(viral) 메시지 하나, 열 CF 안 부럽다.” “발 없는 댓글 십만리(지구 둘레 4만㎞) 간다.” SNS가 요즘 소통의 대세임을 강조하는 신(新) 속담이다.
넥타이는 샐러리맨의 먹고살기 고단함을 상징한다. 한 소셜픽에선 넥타이 자리에 밧줄을 그려 넣음으로써 샐러리맨의 애환을 표현하기도 했다. 멕시코 맥주회사 솔비어는 맥주를 샐러리맨의 고단함을 달래는 청량제로 ‘설정’한다. 이어 넥타이 수거함을 거리에 설치한 뒤 “넥타이 버리면, 맥주 주겠다”는 SNS캠페인을 전개했다. 실제 넥타이를 수거함에 넣으면 공짜 맥주티켓을 줬다. 그 결과 시장 내 중상위권이던 이 회사는 몇 달 내 1위에 오른다. 캠페인 콘텐츠가 재미있고 속 시원했으며 입소문이 퍼지면서 솔비어는 ‘직장인 스트레스 풀어주는 기업’으로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낭만과 이상을 추구하기보다는 현실에 안주하는 20대 중반의 현주는 우연히 첫사랑 만세와 조우한다. 둘은 행복했지만 가슴 아팠던 과거를 추억한다. 현주와 만세의 스토리는 이별 재회 고백 사과 용서 희망 등 6편으로 구성돼 수십만 시민의 심금을 울린다. 교보생명이 제작해 디지털 공간에 올린 ‘Love in Memory’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심기 위한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Branded Entertainment) 마케팅은 10여년 전부터 있었지만, 이 작품은 국내 4000만 엄지족(태블릿 포함)을 겨냥한 국내 첫 SNS 드라마였다. 회사에 대한 인간적 이미지가 높아졌음은 물론이다.
태국인 몬틸다 양은 포스코 사우스아시아법인 소속 ‘스토리텔러’이다. 그녀는 SNS를 통해 한류를 동남아에 재미있게 소개하기도 하고 한국 등 다른 지역에는 태국 최남단의 작은 열대섬 ‘꼬 리페(koh Lipe)’의 풍광을 소상하게 설명하기도 한다. 중국인 멩시아지는 회색빛 도시 곳곳에 나무를 심는 포스코차이나 임직원들의 소식을, 힌데노리 나가키는 포스코재팬 직원의 알콩달콩 협업과정과 한일문화를 비교, SNS를 통해 지구촌에 전했다. 이들은 포스코의 철강경쟁력을 5년 연속 세계 1위에 올려놓을 SNS 알림꾼이다.
아시아 금융사 최초로 세계적인 금융전문지 ‘The Banker’가 수여하는 ‘금융기술 혁신 대상’ 등 종합대상을 차지한 하나은행은 고객이 영업점 방문 없이 ‘페이스북 가상브랜치’를 통해 자유롭게 상담할 수 있도록 하고 전자지갑 서비스를 제공해 호평을 받았다.
유니세프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디지털 모금 ‘WeAction’으로 모금액을 늘렸고, 중앙기관 ‘소셜 호감도’ 1위인 농업진흥청은 초보 농사꾼을 위한 웹툰 ‘초롱씨의 농경일기’를 비롯해 ‘건강한 밥상’ ‘농가 맛집’ 등 참신한 SNS 콘텐츠를 개발해 국민의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GS칼텍스의 SNS ‘효(孝) 캠페인’과 SNS캐릭터인 ‘펭군’의 천방지축 도전기 역시 큰 화제를 모았다. SNS를 경영에 잘 활용해 고객들과 소통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대한민국 SNS 경영대상을 받은 수상기관,기업들의 면면들이다.
SNS의 성공에는 세 가지 전제조건이 따른다. ‘선(善)한 이용’, 그리고 오프라인 본질과의 괴리가 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웃음의 사회적 총량을 늘릴 수 있도록 재미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를 우리는 자주 목격한다.
선수들 사이에 트위터로 서로를 비아냥거렸다는 소식을 접한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이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다. 할 일이 수백만 가지가 있다”고 비판한 것은 선수들 사이에 SNS를 비방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점을 꼬집고 축구인에게는 축구를 가장 잘하는 것이 중요한 사명이라는 점을 담고 있다.
즐겁게 참여하고 상호 진정성 있는 SNS 문화가 21세기 경영학을 더욱 풍성하고 인간미 넘치는 모습으로 변화시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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