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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 수순이 중요하다
‘본사에서 근무하다가 1년 전에 지사로 발령받아 내려온 과장입니다. 그런데 후임자가 회의를 소집하고 자신은 참석 안 한다든지, 자료를 공유 안 하고 혼자만 본다든지, 하지 말라고 했다가 부장이 하라면 오히려 왜 안 했느냐고 말을 바꾼다든지 해서 부하들을 너무 힘들게 하는 바람에 상당수가 이직을 생각하고 있고, 일부는 체념상태로 일을 한답니다. 저한테 상담을 해왔는데, 그냥 두자니 회사 차원의 손실이라 생각되어 그 쪽 팀을 맡고 있는 부장에게 이야기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이 질문을 읽고 떠오른 말은 ‘入界誼緩-적의 진영에 들어갈 때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하라’는 바둑 격언이었다. 전임부서도 같은 회사이기 때문에 적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이미 부서를 옮겼으므로 ‘남의 부서’는 분명하다. 그런 곳에는 애초에 개입을 안 하는 것이 안전하지만, 할 수 없이 개입을 한다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필자가 보기에는 1년이 지나서야 옛날 부하들이 문제를 상담해온 것이 이상하다. 고로 아무리 회사를 위해서라지만 섣불리 부장한테 이야기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다만 부장하고 이분이 아주 친하다면 ‘형님, A팀 아이들이 시끄럽던데 한 번 넌지시 점검해 보시지요’라고 퉁겨주는 것은 괜찮다. 옛 부하들 말만 듣고 불쑥 부장한테 이야기를 하면 십중팔구 ‘당신이나 잘 하세요!’라는 반응이 돌아오지 않을까? 또 부하들은 불려가서 ‘자네들은 어디 소속이야?’라고 깨질 확률이 높다.

직장인들이여!! 수순을 중시하라. 이 경우는 후임자의 이야기도 들어보는 것이 수순이며, 또한 부하들 스스로 부장에게 문제를 제기하도록 하는 것이 맞는 수순이다. 이분은 그 다음에 나서도 늦지 않다. 쉽게 될 일도 수순을 어기면 아주 복잡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김용전 (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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