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세상을 바꾼 한마디-마르코 폴로> “절반도 다 말하지 못했다”
‘동방견문록’은 이탈리아에선 ‘일 밀리오네(Il Milione)’로 불렸다. “수백만이나 되는…” 식의 표현이 많았기 때문에 허풍을 백만(Milione)이란 말로 빗댄 것이다. 13세기 유럽인들에게 숯처럼 타는 검은 돌(석탄), 호랑이 같은 신화(?) 속 짐승은 믿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는 17년간 중국에 머문 뒤 고향에서 전쟁포로가 돼 여행 이야기를 구술했다. 받아 적은 이가 하필 연애소설작가였다.

마르코 폴로가 중국에 간 적이 없다는 얘기부터, 심지어 그런 사람은 있지도 않다란 얘기까지 나돌았다.

1324년 임종 직전, 주위에서 그에게 거짓말한 것을 참회하라고 했다. 마르코 폴로는 “나는 내가 본 것의 절반도 말하지 못했다”라고 받아쳤다.

중세 유럽은 허풍쟁이의 말에서 영감을 얻었다. 동방이란 새로운 세계를 접했고, ‘대항해시대’로 이어졌다. 서양역사는 동방견문록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후대의 평가를 당시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전창협 디지털뉴스센터장/jljj@heraldcorp.com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