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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올바른 역사 인식, 도쿄 올림픽 성공조건
일본 도쿄가 2020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것은 이웃 한국으로서도 축하할 일이다. 일본은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가 최대 155조엔, 우리 돈으로 1600조원에 달하며 15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일본의 잘못된 역사인식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주변국들은 일본이 더 우경화하고 더 갈등을 빚지나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올림픽을 네 번이나 유치하면 국격도 그만큼 높아져야 하는데 국격 따로, 스포츠 따로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금 일본 열도는 흥분의 도가니라고 한다. 60표 대 36표라는 압도적 차로 터키의 이스탄불을 따돌리고 1964년에 이어 네 번째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은 더 없이 기분 좋은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개폐회식 주경기장과 2만명 수용의 수영경기장, 숙박 및 쇼핑 시설, 교통망 등의 건설과 각종 소비 진작 등으로 경기회복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올림픽 유치-아베노믹스 탄력-경기회복으로 이어져 일본의 재도약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게 사실이다.

2020 도쿄 올림픽은 경제적인 면에서 우리나라에도 꽤 도움이 될 것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관광객이 증가할 것이란 게 그 이유다. 그럼에도 우리는 8일 도쿄에서 벌어진 반한시위를 가볍게 넘길 수가 없다.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누출이 올림픽 유치에 방해가 될 것을 우려해 숨을 죽이다가 개최지 발표 하루 만에 도쿄에서 반한시위를 벌인 것은 개탄할 일이다. “다케시마를 독도라고 가르치는 학교에 무상교육을 하지 말라”는 게 시위대의 주장이었다. 일본은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주변국의 우려와 관계없이 ‘마이웨이’를 추구할 게 뻔하다.

일본은 지금 막무가내 식으로 극우화의 길을 가고 있다. 나치 식 헌법개정론부터 심지어 한반도에 일이 생기면 북한에 군대를 상륙시킨다는 정신 나간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항공모함을 진수시키는 등 자위대 무장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과 독도분쟁을 일으키고, 중국과는 센카쿠열도에서 충돌 위기에 있다. 역사의 죄악인 위안부 만행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 정보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수산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모두 국제적인 민폐다.

이런 우려에도 도쿄는 올림픽 개최지가 됐다. 일본은 이를 계기삼아 화해와 상생의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갈등만 빚는다면 올림픽 정신과 맞지 않다. 특히 올림픽을 군국주의나 우경화의 발판으로 삼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 올바른 역사 인식, 도쿄 올림픽의 성공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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