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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3자회담 성사, 꽉 막힌 정국 뻥 뚫리길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대표와의 3자회담이 16일 국회에서 열린다. 청와대 전격 제의에 유보적 자세를 보이던 민주당이 입장을 선회, 수용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국회 의장단과 여야 대표에게 최근 러시아 베트남 방문 결과를 설명하고 곧바로 3자회담에 임한다. 다소 곡절은 겪었지만 3자 회동을 결심한 박 대통령과 이를 받아들인 민주당의 유연한 자세가 모두 돋보인다. 정기국회가 문을 연 지 열흘이 넘었으나 개점 휴업 상태다. 이번 회담이 꽉 막힌 정국의 숨통을 틔우고 민생을 챙기는 정치권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더욱이 회담이 열리는 장소가 국회다. 역대 대통령과 여야 지도자 회동이 청와대 밖에서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는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 대한 존중과 국정 운영에 적극적인 협력을 구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본다. 그 의미가 각별한 만큼 상응하는 결과를 도출해야 할 것이다.

어렵사리 대화의 장이 마련된 만큼 여야는 허심탄회하게 국정 현안을 폭넓게 논의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이 의연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민주당 측 요구를 들어보는 게 중요하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회담을 제의하면서 의제에 대해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했듯 다루지 못할 문제는 없다. 그러나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국가정보원 정치 개입과 조직 개혁 문제가 아무래도 불편한 것이다. 그렇다고 굳이 이를 피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이번 회담을 통해 국정원의 개혁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국정원 문제가 정국 경색을 푸는데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도 대통령 사과 등 과도한 요구는 삼가야 한다.

정작 깊이 있게 다뤄야 할 건 민생현안들이다. 경기가 다소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지만 여전히 찬바람이 거세다. 이를 풀어가는 핵심은 일자리 만들기다. 이는 시대가 요구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다. 지금은 여야 가릴 것 없이 경제 살리기에 전력을 다해야 할 시기다. 민주당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경제문제에 여야가 서로 협력한다는 메시지만 전해져도 추석을 앞둔 국민들에게는 큰 선물이다.

민주당이 장외로 나간 지 벌써 한 달 보름이 지났다. 이제 정리하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때가 됐다. 청와대와 여야 대표 3자회담은 좋은 명분이 될 것이다. 정치는 정치권에서 풀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대통령도 나서야 하지만 대통령 입만 바라보는 정치는 스스로의 정치적 무능함을 자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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