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휴가는 스페인에는 축복을 가져다주었다.2013년 여름을 지나면서프랑스보다도 먼저 위기 탈출 가시권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스페인에서 관광산업은 첨단산업에 버금간다는 현실을 실감하고 있다.
이번 유럽의 여름은 무척 더웠다. 올여름 그 뜨거운 열기가 고스란히 ‘태양의 나라 스페인’으로 옮겨온 듯, 스페인으로의 관광객 러시 현상은 유난스러웠다. 아직 공식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뉴스에 의하면 올해 스페인 해변 호텔은 대부분 예약률 95~98%를 넘나드는 호황을 보냈다고 한다. 스페인은 이번 휴가시즌에 사상 최대의 외국인 관광객 기록 돌파가 전망되며 관광수입 확대를 통한 경제위기 탈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이집트 사태와 터키 불안 요인으로 관광객이 스페인으로 더 많이 몰렸다.
최근 스페인은 지난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침체된 분위기가 사라지고 처음으로 경제 회복론이 거론되고 있다. 2013년 3분기를 거치면서 회복세가 나타나고, 2014년에는 경제성장까지도 가능하지 않겠냐고 기대하고 있다. 올해 여름휴가에 스페인으로 몰려든 외국인 관광객이 스페인 경제를 살리고 돌아간 것이다.
휴가가 경제를 살리는 현장에서 살다보니 특별한 경험도 하고 있다. 여름휴가 기간 중에는 도시 전체가 텅 빈 느낌이다. 국내에서는 프랑스어 단어로 잘 알려진 ‘바캉스’는 스페인어로는 ‘바칸테’이다. ‘바캉스’, ‘바칸테’, ‘베이컨스’ 등 모두 그 말이 그 뜻으로 ‘비어있다’는 뜻을 갖는다. 단어 뜻 그대로 서유럽 전체가 여름휴가를 간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정부도 휴가시즌에는 예외가 없다. 지난 7월 말 스페인 국왕이 휴가를 가면서 의사결정을 하는 고위 공직자들 또한 휴가를 떠났다. 따라서 모든 주요 결정들이 9월로 미루어졌다. 10월 중순 대구에서 열리는 ‘2013 세계 에너지대회(World Energy Congress)’ 스페인 참가건도 경제장관 참석만 결정되었을 뿐 모든 것이 9월로 미뤄졌다.
스페인 경제의 역설은 휴가시즌이 호황기라는 것이다. 스페인 관광산업의 중요성이 피부로 와 닿는다. 유럽이 휴가를 가면 스페인 경제는 역설적으로 성장한다. 물론 스페인 사람들도 휴가는 간다.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스페인도 모든 공장가동은 중단되고, 기업 영업, 관공서, 학교도 쉰다. 그러나 스페인 경제는 너무 활발히 돌아가고 있다. 외국 관광객을 위한 호텔객실은 동이 나고, 임시직이 늘어나고, 식재료 판매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관광 대국인 스페인에게 여름 한철만 호황기는 아니다. 겨울도 태양이 매일 나타나서 얼굴을 내밀고 인사를 하는 관계로 겨울 휴가시즌은 러시아인들까지 가세하여 스페인은 또다시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올해 말까지 외국인 관광객이 사상최대인 6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자 스페인 정부도 경제회복에 자신을 가지는 모습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 규모도 2013년은 어느 정도 맞출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드디어 경제침체 터널의 끝이 보이는 듯하다.
이번 여름휴가는 스페인에는 축복을 가져다주었다. 2013년 여름을 지나면서 프랑스보다도 먼저 위기 탈출 가시권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스페인에서 관광산업은 첨단산업에 버금간다는 현실을 실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