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0야드 트랙 4바퀴를 4분 내로 주파. 4가 겹친 이 게임은 “신이 인간의 한계로 설정해 놨다”란 말이 나올 정도로 난공불락이었다.
육상 1마일 경기는 1804년 5분대가 깨진 뒤 4분1초까지 끌어내렸지만 ‘마의 4분벽’을 넘진 못했다. 1953년 인류는 에베레스트를 점령했지만 1마일 경기에선 번번이 실패했다.
1954년 5월 영국 옥스퍼드대 운동장에선 의대생인 로저 배니스터가 불가능에 도전했다. 질주 끝에 테이프를 끊었고, 아나운서의 “3분…”이란 말은 함성에 묻혔다. 20세기 스포츠의 가장 위대한 성취, 이날 기록은 3분59초4였다. 놀라운 일이 그 뒤에 일어났다. 6주 만에 또 다른 선수가 4분벽을 깼고, 1년 새 30명이 넘는 선수가 동참했다. 불가능이 가능해지자 순식간에 거대한 벽이 사라진 것이다.
로저 배니스터는 “내가 뛰어넘은 것은 정신력의 한계다”라고 말했다. 그와 함께 인류도 또 다른 한계를 도약한 셈이다.
전창협 디지털뉴스센터장/jlj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