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라스 스콧이 차량을 디자인한 이 버스는 놀라운 혁신의 산물이었다. 독립 서스펜션, 파워 스티어링, 전자동 기어박스, 파워 하이드로 브레이킹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당시 버스 제작의 미션은 연료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가볍고 작동하기 쉬우며 유지비가 적게 드는 버스였다. 이를 위해 가벼운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2차대전 중 발전한 항공기술을 적용한 게 이 루트마스터였다.
이 버스가 지난 2005년 노후화 등으로 퇴출되고 신형 모델로 2012년 선을 보인 게 ‘씨앗 대성당’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의 작품이다.
헤더윅은 패션하우스 롱샴을 비롯해 건축, 조각 등을 오가며 영국을 새롭게 디자인해내고 있는 ‘영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통한다. 파동과 같은 리듬으로 건축의 고정관념을 깬 헤더윅 특유의 유려한 선이 돋보이는 이 버스 역시 시대의 요구를 반영해 이산화탄소 배출과 연료 소비를 40% 절감했다.
헤더윅이 버스를 디자인하면서 무엇보다 가장 유념한 것은 승객이었다.그는 차안에 죄수처럼 갇힌 “승객들을 보다 편안하게 해주는 게 목적이었다”고 했다. 이를 위해 그는 후면에 넓은 승강장을 마련했다. 그가 디자인한 버스가 16일 광화문에 모습을 드러낸다. 영국이 영국여왕 즉위 60주년과 런던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5년간 대대적으로 벌이는 국가 홍보프로젝트의 하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