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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 오너의 마음을 읽어라
‘의류 원단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에 창업 멤버로 들어와서 17년째 일하고 있는 부장입니다. 최근 회사 매출이 크게 상승하자 오너가 대기업 사장으로 정년퇴임한 고등학교 친구를 사장으로 영입했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우리 일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일일이 반복 설명하느라 힘든데, 왜 이런 문외한을 사장직에 앉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게다가 조직을 개혁한다고 저보고 앞장을 서라니까 더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달리 무슨 방도가 있겠는가? 앞장서라면 앞장서야 한다. 개혁은 사장이 외치고 있지만 그 지시는 오너에게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분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일은 리더십의 실체다. 새로 온 사장이 리더십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의류 원단에 문외한이라 하더라도 조직을 통솔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오너는 그런 점을 사서 데려 오는 것이다. 그다음 이분이 알아야 할 것은 오너의 속마음이다. 첫째, 사람이 일정 성취를 이루면 자랑하고 싶은 법이다. 대기업 사장으로 있던 고교 동창을 내 밑으로 데려왔으니 오너의 기분이 얼마나 좋을 것인가. 게다가 그 친구가 한때는 전교 1등이었는지도 모른다. 둘째, 성취를 이루면 귀가 얇아진다. 모르긴 해도 부장은 오너에게 공치사를 잘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같이 고생해서 키운 회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입 사장은 틈만 나면 ‘회장님, 대단하십니다. 회사를 이렇게 키운 건 한강의 기적입니다’고 찬사를 바친다. 얼마나 듣기 좋겠는가? 


직장인들이여! 금의야행(錦衣夜行)에 담긴 심리를 이해하라. 성취를 자랑하고 싶어하는 오너의 마음이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는 논외로 하라. 그런 마음을 읽지 못하고 일로만 판단해서 왜 저런 문외한을 데려왔는가라고 계속 불평을 해대면 오너의 기분은 당연히 불편해진다.

김용전 (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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