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가 준동한다. 18일 아침엔 어린 것이 강릉의료원에 침입해 날뛰다 사살됐다. 19일 아침엔 서울 북악산 인접 도로에 어린 두 마리가 활보하다, 엽사들의 총에 한 마리가 죽었다. 당국은 이 멧돼지들이 2~3개월 전 종로구 창덕궁과 부암동에서 차례로 사살된 부모의 새끼 7남매 중 생존한 4마리로, 먹이를 찾아 주택가에 출몰하는 것 같다고 했다.
멧돼지는 따뜻한 곳을 좋아해 낙엽 지면 담요 깔아 놓은 것 같은 활엽수 지역에 주로 산다. 밝은 환경을 선호해 어둠이 걷히면 활동한다. 무리 지어 살고, 일단 자극 받으면 그들이 무서워하는 호랑이조차 움찔할 정도로 공격적이다. 배 고프면 어디든 가고, 동족에 대한 복수심은 대단하다. 어린 것은 호기심도 많다.
멧돼지의 난동은 응징하되, 그들이 가장 견디기 힘든 늦가을과 겨울에 야산 관리자들이 먹잇감을 놓아주고, 산행길에 만나면 조용히 바위나 나무 뒤로 피하는 등의 지혜를 발휘해보자. 호랑이 배설물도 효과가 있다니 민가 진입구역에 놓아둘만 하겠다. 멧돼지 울음을 완전히 멸종시킬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함영훈 미래사업본부장/ab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