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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 - 박봉석> 유럽 재정위기에도 비즈니스 기회는 열린다
경쟁국 기업들이 재정위기를 이유로 유럽 시장에 관심을 덜 가질 때 우리 중소기업들은 유망품목 중심으로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 재정위기가 해소되고 난 후에 공략하려 한다면 이미 때는 늦다.


요즘 기업인들이 유럽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유로존 재정위기다. 하반기가 되면서 유럽 경제가 다소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도 재정위기가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어 우리 기업인들이 유럽 시장 진출에 주춤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 전역에 비즈니스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비록 시장은 작지만 발틱 3국(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 이상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중동부 유럽 국가 중에서는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 슬로바키아가 올해 1%대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된다. 경쟁국 기업들이 재정위기를 이유로 유럽 시장에 관심을 덜 가질 때 우리 중소기업들은 유망품목 중심으로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 재정위기가 해소되고 난 후에 공략하려 한다면 이미 때는 늦다.

특히 2014~2020년 중 중동부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대규모 공공 프로젝트 시장이 선다. 폴란드, 체코,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6개국의 공공 프로젝트 시장 규모는 연간 455억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국가 중에서는 폴란드가 연간 175억유로 규모로 시장을 주도하게 된다. 유럽연합(EU) 기금이 중동부 유럽 국가에 대거 투입되는 것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만큼 우리 기업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먼저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있어야 한다. 건설 분야의 경우 우리 기업들이 유럽에서 최근 수주한 실적 비중은 1% 미만이며 그나마 감소하고 있다. 아무리 유망한 시장이라 해도 관심과 참여 없이는 결과 또한 기대할 수 없다.

다음으로 프로젝트를 반드시 수주하겠다는 도전정신과 열정이 필요하다. 알려진 것처럼 유럽 공공 프로젝트 시장은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폴란드의 경우 프로젝트 발주 공고에서부터 입찰 서류 작성까지 모든 과정이 현지어로 진행된다. 때문에 입찰서류 작성을 위한 번역비로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 같은 장애요인 때문에 도전을 포기한다면 프로젝트 시장은 결코 열리지 않는다.

셋째, 초기 진출 시에는 수주 경험이 풍부한 현지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후 공동으로 참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입찰총액의 계산 실수, 서명 누락, 스펙 내용의 사소한 불일치에도 입찰 참가에 배제될 수 있기 때문에 현지 파트너의 컨설팅 역할을 통해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넷째, 우리 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공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운영,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전자정부, 디지털 스쿨, 재난방지시스템 등 IT 분야는 현지에서 우리 기업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수주 가능성이 그만큼 높은 편이다.

다섯째, 공공 프로젝트를 이미 수주해 프로젝트 진행 중에 있는 기업은 추가 수주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진출을 추진 중인 후배기업(?)들을 위해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프로젝트 수주라는 선물을 제공한 발주국에 CSR로 화답할 때 더 큰 선물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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