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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이 사회에 난무하는 추악한 비리 군상들
비리 잡음과 비도덕적 추태가 끊이질 않는다. 원전비리, 교육비리, 복지비리 종류도 다양하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원전비리는 도무지 그 끝을 알 수 없다. 비리가 안팎으로 워낙 깊게 얽히고설킨 때문이다. 검찰수사를 통해 지금까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포함해 비리혐의자 100여명이 기소됐다. 김종신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이종찬 한전 부사장 등 경영수뇌부도 예외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원전납품 담합혐의를 받고 있는 8개 전선업체의 지난 5년간 대주주 일가 배당금이 800억원에 육박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문제의 업체는 LS, LS전선, 대한전선, JS전선, 일진홀딩스, 일진전기, 서울전선, 극동전선 등이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은 이들 업체의 공식접대비가 같은 기간 140억원 수준으로 기부금의 2배에 이른다는 점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나눠먹기이고 접대인가. 국민 절대다수가 해마다 여름 겨울 대규모 정전사태를 막으려 절전운동을 벌인 사이 못된 짓을 일삼아 온 이들 업체인데도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정명령과 함께 고작 63억5000만원의 과징금을 내렸을 뿐이다. 관리감독 소홀에다 제재마저 솜방망이라는 지적은 늘 들은 체도 않는 당국이다.

교육비리도 너무 치졸하다. 영훈국제중에 이어 대원, 청심 등 다른 국제중학교 역시 입학비리로 몸살을 앓더니 이제는 제주국제학교가 직원 자녀들에게 공짜 공부를 시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2011년 세운 2개의 국제학교가 모두 그 모양이었다. 재단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인데도 2년간 54명의 학교 및 자회사 임직원 자녀 54명에게 32억원의 학비를 감면해 주었고, 입학전형도 무시했다. 특별 조사와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복지 분야도 문제다. 엊그제는 건설 일용직 노동자의 일당에서 4200원씩 적립한 돈으로 운영되는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부실ㆍ방만 기금운영으로 국민적 분노를 산 바 있다. 수년 새 묻지마 투자로 1137억원을 잃었고, 운영 책임자들은 춥고 배고픈 이들이 최소 복지비를 제멋대로 눈 먼 돈 취급을 해 왔다. 민ㆍ형사 등 법적단죄가 불가피하다.

압축성장의 후유증이기도 하지만 국민 개개인은 물론 조직과 사회 전반의 양심 무질서가 늘 문제다. 이를 걸러낼 만한 제도적 장치가 부실한 것도 잘못된 한 축이다. 이런데도 검찰은 역대 최장의 내분사태로 우왕좌왕 정신 줄을 놓고 있다. 기본 양심과 기초적인 법질서가 제대로 자리 잡길 바라는 게 더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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